허호준 한겨레신문 기자가 쓴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밖으로’(표지)가 처음으로 대만에서 정식 번역 출간됐다.
대만 헤이티(黑體)문화는 23일 허 기자의 이 책을 ‘제주4‧3: 침묵을 넘어, 진실을 세계로’라는 제목으로 출간해 대만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기나긴 침묵밖으로’는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7년 7개월 동안 제주에서 벌어진 민중 항쟁과 국가 폭력의 실상을 생존자 증언과 관련 자료, 현장 취재를 통해 생생히 기록한 르포다.
헤이티문화 측은 “제주4‧3은 민주화 이후에야 진실규명과 희생자 명예 회복이 본격화돼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의 미완의 과제이자 전환기 정의의 핵심 주제로 남아있다”며 “심층 취재를 통해 4‧3의 진실과, 사건 이후의 흔적들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고 밝혔다.
주리시 대만 지한문화협회 이사장 겸 국립정치대학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르포 형식의 보도문학으로, 4‧3을 이해하는데 탁월한 입문서이자 기록 문학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허 기자는 대만판 출판을 계기로 다음 달 4일 대만 독자들과 온라인 북토크를 진행한다. 이 북토크는 헤이티문화가 주관한다. 대만 2‧28사건, 백색테러와 비교하며 4‧3의 의미를 조명할 예정이다.
허 기자는 지난 3일 경남 양산 평산책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한 북토크를 통해 집필 과정과 제주4‧3의 의미를 독자들과 나눈 바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