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날개’ 훨훨…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7.4조’

입력 2025-04-24 08:52
국민일보DB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임에도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 12단 판매가 확대한 게 주효했다.

AI(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힘입어 HBM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SK하이닉스의 쾌속 질주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7.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인 6조7000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매출은 17조63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9% 증가했다. 순이익은 8조1082억원으로 323% 늘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1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다. 종전 1분기 최대 기록은 매출의 경우 2024년 1분기에 세운 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4조3673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 포인트 개선된 42%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 전망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대외 환경 변화에도 차질 없이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의 경우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는 지난해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판매를 확대, 2분기에는 기존 계획대로 HBM3E 12단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6세대 제품인 HBM4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으며,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AI(인공지능)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인 LPCAMM2를 올 1분기부터 일부 PC 고객에게 공급한 데 이어 AI 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인 SOCAMM은 고객과 긴밀히 협업해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고용량 e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 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설비투자 원칙’을 준수하며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