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방한해 국내 주요 재계 인사들과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의 아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현지 시간) 예정된 한미 간 경제·통상 수장 간 ‘2+2 통상 협의’ 직후 방한인 만큼 트럼프 주니어가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다음주 중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재계 차원에서 미국과의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있는 정 회장이 초청을 주도했다”며 “정확한 방문 시점과 만남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삼성전자와 SK 등 10여개 그룹사 인사들과의 만남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방한은 한미 정부의 관세 협상과는 무관하게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 가동되면서 한국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 등 강경 조치를 시사했던 만큼,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을 통해 우회적 협상 채널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을 계기로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한 언론사 행사에서 처음 만나 개신교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교류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네 차례 만나 친분을 이어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가 하면,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