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윤형빈이 K팝 제작자로 변신해 홍대를 K팝의 성지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한다. 대규모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K팝을 홍대의 소극장으로 옮겨와 언제든 K팝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홍대 인근의 여러 소극장(K팝 스테이지, 상상마당, 무신사 개러지 등)에선 ‘K팝 위크 인 홍대’가 열린다. 윤형빈은 23일 서울 마포구 H스테이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K팝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K팝 공연을 보려 해도 막상 보러 갈 곳이 별로 없다”며 “K팝 아티스트도 원한다면 언제든 무대에 서고, 관객도 언제든 공연장에 와서 볼 수 있는 곳이 홍대가 됐으면 했다. 그 일환으로 윤형빈소극장을 리뉴얼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2015년부터 10년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운영해왔던 소극장 ‘윤형빈소극장’을 지난 3월 닫고 ‘K팝 스테이지’로 리뉴얼했다. 신인 개그맨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해왔던 윤형빈소극장이 무대를 필요로 하는 K팝 아티스트를 위한 기회의 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윤형빈은 일본 도쿄의 신오쿠보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신오쿠보의 한류타운엔 K팝을 듣는 소규모의 공연장이 활성화돼있는데, 거길 볼 때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K팝 아이돌을 만날 수 있는 공연장이 왜 K팝의 고향인 한국에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 늘 들었다”며 “그런 곳을 한국에 만든다면 홍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과거 젊은층이 좋아하던 밴드 음악의 성지가 홍대였으니, 요즘 젊은층이 좋아하는 K팝을 홍대에서 활성화하자는 생각이었다.
‘K팝 위크 인 홍대’는 엠블랙 승호, 틴탑 천지, 루네이트, 남태현, 류필립, 군조크루 등의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각자에게 부여된 2시간여의 시간을 직접 기획해 단독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류필립은 “외국인들이 길을 지나가다가 쉽게 티켓을 사서 K팝 공연을 볼 수 있는 최초의 공간인 것 같다”며 “이렇게 관객과 눈을 맞추며 하는 공연이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