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민간투자사업 운영 과정에서 4년에 걸친 협상과 소송, 중재로 441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시는 23일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운영하는 피워터스사와 무상으로 처리했던 농축수 처리비용 등을 포함해 재이용수 사용료를 20%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제3차 본협상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34년까지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연평균 약 20억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에 무상으로 처리되던 민간투자사업 운영비용이 운영 기간 중 유상으로 전환된 것은 전국 최초 사례다.
재이용 농축수 처리비 공급가액 166억원과 부가세 17억원을 더해 세입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는 민간투자사업(BTO)으로 2014년 8월부터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피워터스사가 2034년 7월까지 운영한다. 이 시설은 포항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한 방류수 중 일부를 재이용해 공업용수 10만t을 생산한다.
이에 시는 특혜시비를 없애고 사업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전담 TF를 꾸리고 외부 전문가들과 신규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변경, 분쟁사항 중재 등의 업무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했다.
그동안 사업자가 과도하게 청구한 운영비용, 손해배상금, 하수 사용료 등은 중재·소송으로 맞섰다. 사업자와 접촉만 587회, 회계사·변호사·연구원 등과의 자문 회의도 149회에 달한다.
그 결과 2021년 협상에서 54억원, 2022년 중재 및 협상에서 45억원, 2024년 중재에서 159억원, 올해 협상에서 183억원 등 약 441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협약은 행정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치밀한 분석과 공무원의 집념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앞으로도 시민 재정을 지킨다는 각오로 책임 있는 행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