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추기경은 22일(현지시간) 추모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을 특별히 안타까워하며 형제와 가족이 갈라진 이 크나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당신께서 직접 북에도 갈 의향이 있다고 하셨을 만큼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이었다”며 “교황의 기도 가운데 한국에 관한 기도에는 남과 북이 모두 포함된 기도였음을 기억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말로만이 아니라 몸소 움직여 행동으로 조금 더 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며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교황을 추모했다.
유 추기경은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그 순간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멈추지 않은 그분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 이 지상에서 부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우리는 그분의 죽음에서 희망과 부활을 봤으며 우리 자신이 또 다른 부활의 모습으로 이웃과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슬픔과 고통, 외로움보다는 고요한 평화를 본다. 그분은 슬퍼하기보다 우리가 평화롭길 바라셨기 때문”이라며 “사제의 쇄신없이 교회의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교황을 가까이 보좌하면서, 그분이 바라는 교회와 성직자의 모습을 깊이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