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아픔과 한국교회 역사를 함께” 선교 140주년 기념 칸타타 빛의 연대기

입력 2025-04-23 13:01 수정 2025-04-23 19:15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이 23일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기념해 칸타타 ‘빛의 연대기’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서 선보였다.

빛의 연대기 칸타타 작사와 대본을 맡은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선교 140주년을 맞아 제작한 역작”이라며 “민족의 아픔과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를 시와 음악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빛의 연대기는 ‘빛의 나라’ ‘푸른 눈동자의 노래’ ‘평양대부흥, 빛의 엑소더스’ ‘빼앗긴 봄의 별빛 서시’ ‘그 새벽 들녘 꽃의 아리아’ ‘평화의 꽃으로 피어나소서’ ‘구국의 눈물, 생명의 강물 되어’ ‘세마포 붉게 물들이던 사랑의 빛’ ‘빛의 연대기’ 등 9곡으로 구성됐다. 이 곡들은 1885년 선교사 입국부터 1907년 평양대부흥, 3·1운동, 6·25전쟁 등 여러 역사의 순간을 묘사하면서 축복에 감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날 내린 비로 온 세상이 씻긴 듯 청명했던 이날 오전. 한교총 회원교단 총회장들은 장미꽃을 들고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의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 묘소로 발길을 옮겼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902년 6월 성경번역을 위해 군산 출장을 가다 충남 어청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 사고로 순교했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아펜젤러의 양화진 묘는 가묘로 1910년 세워졌다.

총회장들은 침묵 속에 헌화를 했다. 잠시 뒤 김종혁 대표회장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김 대표회장은 “우리에게 오셨던 선교사님들은 참으로 예수님을 닮은 분들이셨다”면서 “좋은 길 마다하고 조선으로 와 복음을 전했고 교회를 세웠으며 병원과 학교를 세우며 예수님이 보이셨던 사랑을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묻힌 분들을 기억하면서 복음적 가치를 계승하며 살아가자”고 권했다.

교단장들은 20m쯤 떨어진 호러스 G 언더우스 선교사 묘소로 자리를 옮겼다.

묘원 서쪽 끝에 있는 언더우드가 묘역에는 그의 4대손까지 모두 7명이 안장돼 있다. 두 곳 묘소에선 이영훈 한교총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영걸(예장통합) 박병선(예장합신) 총회장이 선교사의 헌신적 삶을 따르자고 기도했다.

한국교회총연합 소속 회원교단 총회장 등이 23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헌화한 뒤 호머 헐버트 선교사 묘에 모여 우리나라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의 이름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양화진에서의 헌화를 시작으로 이날 한교총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CCMM 빌딩에서 각각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예배와 음악회, 리셉션 등을 연달아 진행했다.

기념음악회에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 ‘부활신앙의 열매’ 제하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신앙에 견고히 서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말고 복음만 따르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편가르기를 뛰어넘자”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세파에 흔들리지 말고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신앙의 후대가 되자”고 권했다.

한교총은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사명을 담은 비전선언문도 발표했다.

대예배당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교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난 가운데 선포된 비전선언문에는 “오직 고치시는 하나님께만 소망이 있고 이를 통해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헌신하겠다”면서 “무속과 거짓 선지자를 멀리하는 사회를 만들고 땅끝까지 선교적 사명을 완수하고 복음 전도에 매진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순교적 각오를 담았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