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미국 경청하고 우리 입장 설명”…24일 한미 2+2 협의, 상호관세 탐색전

입력 2025-04-23 04:40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 협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상호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2+2’ 협의에 나선다. 트럼프 2기 이후 시작된 관세 전쟁 속에 한미 최고위급 회의가 열리는 만큼, 90일간 유예 중인 상호관세 등 통상 현안을 두고 본격적인 탐색전이 시작될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미 동맹을 더욱 튼튼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러 왔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24일 예정된 ‘한미 2+2 통상 협의’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협의는 24일 오전 8시(한국 시간 24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일단은 미국 측 관심 사항을 경청하고, 우리 입장도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며 “그러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으니 그렇게 노력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워싱턴DC에서 23∼24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도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협의에서는 상호관세 외에 자동차 등 품목 관세, 전반적인 통상 현안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 조작과 부가가치세 등 ‘비관세 장벽’ 8가지를 직접 거론한 만큼, 해당 분야를 포함해 미국이 주장하는 한국의 여러 비관세 장벽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등을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특정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형식보다는 상대방의 관심 의제를 알아보는 탐색전 성격이 강한 협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대선 국면인 만큼,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인 현 정부가 미국과 구체적 협상을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협의에서 트럼프가 강조해온 방위비 분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통상과 재무 분야 주무 장관들의 회의인 만큼, 국방 현안인 방위비가 의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미는 이미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2030년까지 적용된 방위비 분담을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과 안보를 패키지로 묶는 ‘원스톱 쇼핑’을 강조한 만큼, 돌발적으로 방위비 문제가 테이블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2+2’ 통상협의는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에서 진행돼 트럼프 대통령이 협의 장소에 직접 등장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즉흥적인 트럼프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협의장이 백악관으로 옮겨지거나 직접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보다 먼저 협상에 나선 일본의 경우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백악관에 트럼프를 만나 무역적자 해소와 방위비 부담 등을 요구받기도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