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가 GS아트센터 개관 무대에 서게 돼 기쁩니다. 2012년 이후 13년 만의 ABT 내한공연이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수전 재피 예술감독이 오는 24~27일 ABT 내한공연을 앞두고 22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혔다. 세계 최정상 발레단 가운데 하나인 ABT는 이번에 무용수 70명을 포함해 104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내한했다. 지난 2022년 ABT 역사상 최초의 여성 예술감독이 된 재피 감독은 1996년 ABT의 첫 내한공연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 왔다. 그는 “이번에 ABT가 보유한 다양한 레퍼토리와 함께 무용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베리 휴슨 ABT 경영감독, ABT의 스타 듀오인 제임스 화이트사이드와 이저벨라 보일스톤 그리고 한국인 단원 서희 안주원(이상 수석무용수), 한성우 박선미(이상 솔리스트), 서윤정(군무)도 함께했다. 휴슨 감독은 “1940년 창단된 ABT에는 현재 19개 국가에서 온 다양한 무용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인 무용수 5명도 포함된다”면서 “ABT가 한국인 무용수와 함께한 역사가 꽤 길지만, 한국 공연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 관객이 ABT의 매력을 전체적으로 맛볼 기회가 될 이번 공연 이후 한국에 자주 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ABT의 이번 내한 공연에서 한국인 단원 5명의 활약을 보는 것도 발레 팬들에겐 큰 기쁨이다. 특히 ABT의 첫 한국인 수석무용수로 올해 20주년이 된 서희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는 6월 ABT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서희의 입단 20주년 기념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라 기쁨이 두 배다. 서희가 유니버설 발레단의 ‘오네긴’(2013년)과 ‘로미오와 줄리엣’(2024년)으로 한국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ABT 소속으로 온 것은 2012년 ‘지젤’ 내한공연 이후 13년 만이다.
서희는 “ABT 소속으로 오랜만에 내한해 동료들과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이 무엇보다 뜻깊다”면서 “내가 ABT에 입단한 지 벌써 20주년이 된 것을 올 초 예술감독님께 듣고서야 깨달았다. 내 이후에 한국인 후배들이 많이 들어온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한국 무용수들은 ABT에서 예술적 역량도 뛰어난 데다 열심히 하는 태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22년 러시아 마린스키 수석무용수 김기민의 갈라공연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보일스톤은 이날 남편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공개했다. 그는 “남편 때문에 한국은 내게 특별하다. 한국의 가족(시댁)에게 공연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