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단기선교 앞서 공부부터’···선교학교로 영성·지성 채우자

입력 2025-04-22 16:09 수정 2025-04-22 16:18
수원제일교회 단기선교팀이 지난해 6월 경기도 수원 수원제일교회에서 선교학교를 마치고 선교를 준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회 제공

다가올 6월 여름단기선교를 앞두고 한국교회가 선교현장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 영성 훈련을 병행하며 파송자로의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신림교회(전준식 목사)는 단기선교 훈련을 위해 선교 전문가를 주일 설교자로 세우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22일 김용웅 선교담당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일 강단을 3주간 비워 선교 과정을 교육하는 시도는 도전이었지만, 모든 성도에게 ‘나도 선교지에 갈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자 했다”며 “선교학교 강사인 선교사님을 주일 강단에 세워 선교에 대한 이론, 현장의 이야기를 전교인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수원제일교회(김근영 목사)는 다음 달 10일부터 4주간 해외단기선교를 위한 예비과정인 ‘파워선교학교’를 진행한다. 교회는 최욥(호프선교회), 안드레 (GBT성경번역선교회) 선교사 등을 교육자로 세워 선교팀에게 전문적인 선교적 지식을 전달한다.

신촌성결교회 인도네시아 단기선교팀이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에서 진행한 사역박람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교회 제공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는 지난 19일 현장 중심의 훈련을 강화하기 위한 6주간의 ‘선교학교’를 개강했다. 교회가 송재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선교국장 등 외부강사를 초청해 선교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0일에는 각 해외선교팀이 박람회에 참여해 선교지의 특징과 현지 선교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랜 기간 현장 경험을 쌓은 평신도 사역자를 강사로 세우기도 한다. 부산 영안교회(안성종 목사)는 지난달 진행한 해외 단기선교팀 교육에 외과전문의인 이혁진 집사를 강사로 세웠다. 부산의료선교회 소속인 이 집사는 영국 올 네이션스 크리스천 칼리지(ANCC) 선교학 디플로마 과정을 수료했다. 이 교회는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와 교인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부산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는 선교의 경험이 풍부한 선교팀장을 필두로 선교 교육을 진행했다. 해외사역팀은 해외사역을 앞두고 두 달 정도의 모임, 기도회 등을 가지며 사역지 탐구와 안전수칙을 포함한 내용을 담았다.

단기선교 파송을 앞둔 한국교회가 선교의 완성도를 높이는 사전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한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달 12일 발표된 ‘2024 한국선교현황’은 최근 5년간 선교 교육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 인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진행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정기적 선교교육 참가자 수(6357명)는 4년 전(1835명)과 비교하면 3.5배 가까이 증가했다.

엄주연 한국선교훈련원(GMTC) 교수는 이날 국민일보에 “준비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 증가는 열정만 갖고서는 오히려 선교현장에 비효율성, 부작용을 만든다는 과거 해외전도의 자성”이라며 “선교팀은 단기선교의 전략적 목표를 세워야 하며 이는 기도와 공동체의 지역연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상임대표는 “선교는 다른 문화를 넘어가는 과정이기에 언어와 음식 등 선교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세계선교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현장에서 어떤 사역을 할 것인지 등 사전교육뿐 아니라 선교를 다녀온 이후 어떻게 파송지를 위한 사역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사후계획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