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행, 양보 없다”…PO 사상 첫 쌍둥이 감독 격돌

입력 2025-04-22 15:38
조동현(왼쪽)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과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이 걸린 KBL 4강 플레이오프(PO)가 막을 올린다. 6강 PO 첫 관문을 통과한 조동현 감독의 울산 현대모비스는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창원 LG와 맞붙는다. 두 팀의 대결은 리그 PO 사상 첫 ‘쌍둥이 감독 더비’로 요약된다. 양 팀 사령탑은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현대모비스와 LG는 2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5전3승제의 4강 PO 경쟁에 돌입한다. 서울 SK와 수원 KT는 하루 앞선 23일 시리즈 첫 경기를 갖는다. 현대모비스와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 3승 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4강 PO 직행 기회를 잡기 위한 2위 싸움에선 쌍둥이 형 조상현 감독의 LG가 웃었다. 현대모비스는 간발의 차로 3위에 올라 6강부터 봄 농구 싸움을 시작했다.

쌍둥이 형제인 이들 사령탑은 농구공을 잡은 순간부터 대학 무대까지 한 팀에서만 뛰다가 프로 데뷔 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조동현 감독은 이번 PO를 앞두고 “평생 형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발전한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도 “막상 형에게 도움을 받은 기억이 많지 않다. 이번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팀은 창과 방패의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현역 시절 조상현 감독은 3점슛, 조동현 감독은 수비력으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사령탑의 위치에선 선수 때 지녔던 장점과 다른 색을 각 소속팀에 입혔다.

끈끈한 조직력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강점인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평균 81.8점(1위)을 기록했다. 반면 LG는 조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짠물 수비의 팀으로 거듭났다. LG는 정규리그에서 최소 실점 2위(73.6점)에 올랐다.

양 팀 모두 챔프전 진출이 절실한 건 마찬가지다. LG는 조상현 감독 부임 후 세 시즌 연속 4강 PO 직행에 성공하고도 챔프전을 밟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13시즌 연속 PO에 올랐지만 2018-2019시즌이 마지막 챔프전 무대다. 현대모비스는 안양 정관장과의 6강 PO를 3연승으로 마쳐 체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