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3명 사탕 먹고 죽었다…파키스탄 작은 마을의 비극

입력 2025-04-22 14:57 수정 2025-04-22 16:07
파키스탄 펀자브주 하피자바드의 한 기독교 마을에서 독이 든 사탕을 먹고 입원 치료 중인 어린이. ICC 홈페이지 캡처

인구 90%이상이 무슬림인 파키스탄의 한 기독교 마을의 어린이 사탕 독살 사건과 관련해 기독교 박해 국제 감시기구인 ICC(국제기독교연대)와 현지 기독교 단체가 일제히 규탄했다.

ICC 최근 소식지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하피자바드의 한 기독교 마을에 지난 14일 한 남성이 찾아와 동네 아이들 여러 명에게 사탕을 나눠주었고, 이를 먹은 어린이 중 7세, 8세, 10세 등 3명이 사망했다. 7~10세 사이의 5명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현재 어린이 병원이 입원했으며, 이 중 2명은 위독한 상태다. 지역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ICC는 덧붙이며 “아직 병원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하피자바드의 경찰은 용의자와 관련한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사탕에 어떤 독성 물질이 들어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피자바드 지역의 병원은 성명에서 “두 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채 이송됐고 한 명은 치료받다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하피자바드의 한 기독교 마을에서 독이 든 사탕을 먹고 입원 치료 중인 어린이들. ICC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 기독교 단체 ‘리드 미니스트리스’ 설립자인 사르다르 무스타크는 현지 기독교 매체에 “이번 사건은 종교 탄압을 시도한 극악무도한 폭력 행위”라며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정부의 긴급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기독교는 소수 종교로 다양한 차별을 받아왔다. ICC는 “여전히 많은 기독교인이 직장 내 괴롭힘, 신성 모독, 폭력 등을 당한다”며 “2023년엔 수천 명의 폭도가 신성모독을 문제 삼으며 전국 교회 20곳을 파괴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