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부 2~3㎞ 구간만 예약제로… 달라지는 ‘한라산 탐방예약제’

입력 2025-04-22 11:27 수정 2025-04-22 13:04
한라산 탐방로. 제주도 제공

한라산 탐방예약제 운영 방식이 바뀐다.

제주도는 도민 불편 해소와 관광객 방문 유도를 위해 내달부터 진달래밭과 삼각봉 이하 구간은 예약 없이 탐방할 수 있도록 한라산 탐방예약제 운영 구간을 조정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한라산 7개 코스 중 정상부로 연결되는 성판악·관음사 코스는 사전 예약 해야 입장할 수 있다.

내달 3일부터는 성판악에서 진달래밭(7.3㎞), 관음사에서 삼각봉(6㎞)까지는 예약 없이 자유롭게 탐방할 수 있게 된다.

정상부로 가는 경우에만 기존처럼 예약한 뒤 탐방로 입구에서 큐알코드를 찍어야 한다. 입장 시 받은 비표는 진달래밭이나 삼각봉 대피소에서 직원에게 보여주면 된다.

예약 가능 인원은 현행 성판악 1000명, 관음사 500명이 유지된다.

제주도는 백록담 주변 자연 훼손을 줄이기 위해 2021년 1월부터 성판악(9.6㎞)과 관음사(8.7㎞) 탐방로 전 구간에 대해 인원 한정 예약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사라오름과 탐라계곡을 탐방하는 경우에도 매번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해 도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 예약이 적용되지 않는 영실·어리목 구간에 탐방객이 집중되면서 환경 훼손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

최근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가 관음사·성판악 탐방로 이용객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6.1%가 탐방예약제의 지속 운영에 찬성하면서 60.3%는 운영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 7일 ‘탐방예약제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는 한라산 탐방 기회 확대와 자연 훼손 최소화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탐방예약제가 백록담 주변의 자연 훼손을 줄이고 탐방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도민 민원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며 “지속적으로 생태 모니터링을 진행해 탐방예약제 조정에 따른 탐방객 증가가 환경 훼손으로 이어지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라산 탐방객은 92만8409명이다. 매해 100만명을 상회한 2010~2017년보다 줄고, 2022년 85만744명, 2023년 92만3680명보다 늘었다.

한편 제주도는 이달 1일부터 인솔교사를 동반한 200명 미만 수학여행단에 대해 예약없이 정상부 탐방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