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사도, 평화의 증인” 성공회 교황 애도 성명

입력 2025-04-22 11:12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평화와 위로 그리고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은 2014년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한 교황 모습. 연합뉴스


대한성공회 박동신 의장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 별세에 “화해의 사도, 평화의 증인”이라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박 의장주교는 성명에서 “대한성공회는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와 슬픔을 한다”며 “교황은 지난 12년간 겸손과 사랑으로 전 세계에 참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감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대화와 화해를 위해 헌신하신 분”이라며 성공회와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교황이 2017년 로마의 성공회교회를 방문해 “앞으로 두 교단이 과거의 편견에서 더 자유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며 “수백 년간의 아픔과 분열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향한 그분의 진실한 열망을 보여주셨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던 것에 대한 감사도 있었다. 박 의장주교는 “2014년 한국 방문 시 ‘용서는 화해로 가는 관문’이라며 남북 관계를 형제애로 비유하신 그분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시고 연대하신 모습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목자의 모습이었다. 교황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화려한 말보다 겸손한 행동으로, 권력보다 섬김으로, 교리적 논쟁보다 사랑의 실천으로 복음을 증거하셨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사진은 2014년 8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교황 모습. 연합뉴스


교황이 생전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신념을 언급하며 “분열된 세상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 주셨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가 남긴 화해와 평화,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연민과 정의의 유산을 이어받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며 “평화의 사도이자 겸손의 증인이었던 프란시스 교황의 영혼에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