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세 부과 영향으로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의 탈탄소화가 빨라지고 있다. 탄소세를 피하기 위한 친환경 엔진 수요가 늘고 움직이는 주요소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발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최근 5000t 이상 모든 선박에 해운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특별 회의에서 개정안이 채택되면 2027년 3월부터 탄소세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2028년부터 온실가스 배출 효율을 나타내는 선박연료강도(GFI) 수치를 측정하고 2029년부터 t당 100~380달러의 해운 탄소세를 차등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중유 기반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규제 우회 방법은 중유, 디젤 등 기존 선박용 연료와 LNG 등 친환경 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프랑스 CMA CGM과 LNG 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1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대만의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추진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LNG 추진선 수요 확대에 따라 LNG 벙커링선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LNG 저장·급유 시설을 갖춘 항만은 싱가포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빼면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에선 항만마다 수천억원을 들여 LNG 저장·급유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바다 위에서 LNG를 충전하는 LNG 벙커링선을 이용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벙커링선은 23척이다. 해운업계는 탄소세가 부과되는 2028년 이후 최소 50척 이상의 벙커링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벙커링선 대량 건조 능력을 갖춘 조선소는 HD현대미포와 중국 난퉁CIMC 조선소 정도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뿐 아니라 조선 기자재, 애프터마켓 사업까지 대부분의 공급망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