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우크라이나와의 ‘30시간 휴전’이 비난만 오간 끝에 종료됐다.
타스통신은 21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부활절 휴전’이 이날 0시(모스크바 시간·한국시간 오전 6시)를 기해 해제됐다”며 “푸틴 대통령은 휴전 연장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푸틴의 지시로 지난 19일 오후 6시를 기해 30시간 휴전에 들어갔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휴전을 부활절 이후까지 연장하자”고 역제안했지만 러시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국은 짧은 휴전마저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휴전 해제 직후 텔레그램 채널에서 “러시아군은 휴전 약속을 2935차례나 위반했다”며 “이는 푸틴이 자국군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종전 의지도 없이 선전에만 관심을 뒀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444차례나 공격했다. 쿠르스크 등 접경 지역에선 900회 넘는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휴전이 연장 논의로 진전되기는커녕 보여주기식에 그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해제를 45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 양국 모두 번영하고 있는 미국과 큰 사업을 시작하면 큰 부를 쌓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트럼프는 ‘이번 주’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주 후반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서유럽 등 5개국의 고위급 회의를 통해 지지부진한 휴전 협상의 진전을 기대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