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술특례 상장사 1호 헬릭스미스, 마곡 본사 사옥 판다

입력 2025-04-21 17:35 수정 2025-04-21 17:35
헬릭스미스 마곡 본사 사옥. 사진 헬릭스미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1호 상장사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가 마곡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 임상 3상 실패 이후에도 950여억원을 들여 본업인 신약 연구개발(R&D)과 거리가 먼 서울 강서구 마곡에 사옥을 건립해 시장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매년 쌓이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재무적인 보험으로 여겨진 본사 사옥을 팔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자금력이 있고 관심이 있을 만한 복수의 잠재적 매수자에게 마곡 사옥 매각 사실을 알렸다. 헬릭스미스가 받고 싶어 하는 돈은 1200억원이다. LG사이언스파크에 인접한 이 물건은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약 5분 거리로 마곡지구 핵심지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헬릭스미스는 DPN 치료제로 개발 중인 주력 파이프라인 엔젠시스 성공 기대감에 2019년 3월 시가총액은 4조원이 넘었고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위까지 오른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 중 하나였다. 다만 2019년 9월 DPN 적응증으로는 진행해 온 임상 3상에서 두 차례나 실패하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특히 임상 3상 결과 발표전에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1600억원의 상당 규모를 본업에 사용하지 않고 마곡 본사를 세우는 데 사용하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주가 하락과 사모펀드 투자 실패, 임상 실패에 항의하기 위해 헬릭스미스 본사를 찾은 소액주주들은 최신식으로 지어진 본사 사옥에 분개하기도 했다.

마곡 사옥이 다시 매물로 나온 것은 적자가 끊임없이 누적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헬릭스미스 현금성 자산은 368억원으로 1년 사이 78억원이 줄었다. 동시에 헬릭스미스는 설립 이래로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해 증자나 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이 아니고서는 재무제표가 개선될 수 없는 구조다. 최근 3개년 영업적자만 더해도 1000억원이 넘는다.

최대주주도 창업자의 손을 떠나 두 번 손바뀜 됐다. 소액주주 비판을 받으면서도 마곡 사옥 건립을 강행했던 헬릭스미스 창업자 김선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7억원에 가까운 퇴직금을 받고 최근 퇴사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바이오솔루션으로 헬릭스미스 지분 18.23%를 보유하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