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골의 한 산부인과. 이곳에서 부잣집 며느리 이나영과 가난한 시골집 며느리 김진숙이 같은 날 출산을 한다.
마침 병원 옆 모델 하우스에서 불이 나 산부인과로 옮겨붙게 되고, 병원이 아수라장이 된 틈을 타 이나영은 자신이 낳은 딸과 김진숙이 낳은 아들을 바꿔치기한다.
화재로 김진숙은 목숨을 잃고, 김진숙의 집에서 자라게 된 이나영의 딸 지아의 뒤틀린 인생이 시작된다.
동화작가 장수명 씨가 최근 청소년 성장소설 ‘나한테 왜 그랬어(사진)’를 펴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버림받고 운명이 뒤바뀐 주인공 지아의 성장 이야기다.
실제로는 부잣집에 태어났지만 가난한 남의 집에서 자라게 된 지아는 학교 혈액형 검사에서 이 집의 자손이 아닌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아버지는 죽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지아를 미워하다 집을 나가게 되고, 지아는 매번 비탈진 고개를 맞닥뜨리며 힘든 삶을 살아간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지아는 진짜 엄마 이나영을 만난다. 엄마는 잘못을 뉘우치며 후회하지만, 아이의 가슴에 각인된 상처는 돌이킬 수 없다.
저자는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트라우마를 안기는 사람이 가족일 수 있고, 부모 역시 아직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미성숙한 개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저자는 “가족 때문에 상처받는 청소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발간의 소회를 밝혔다.
장수명 씨는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2001년 화가 남편을 따라 제주로 이주했다. ‘온정이’ ‘똥돼지’ ‘내 이름은 아임쏘리’ ‘도깨비 대장이 된 훈장님’ ‘고래나라’ ‘동백꽃’ 등 다수의 아동 도서를 출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