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기상 이변에 대비해 건물 안에서 온도와 조도를 조정해 식물을 키우는 실증 재배 작업이 제주에서 추진된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컨테이너 식물공장’을 활용해 기능성 작물 실증 재배를 추진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상반기 중 42㎡ 규모의 컨테이너 식물공장을 조성하고, 오는 7월 모종을 정식한다. 재배 기간은 내년 9월까지 14개월이다. 분무수경 재배 방식을 이용한다. 도 농기원은 실증 재배를 통해 식물공장 재배에 적합한 양액(수경)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경영 분석을 통해 보급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재배 작물은 고추냉이다. 고추냉이는 적정 생육 온도가 12∼15℃인 저온 반음지성 식물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단가가 높고 부가가치가 크지만, 20℃ 이상 온도에서 생육이 정지하는 등 자연 상태에서는 성장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고추냉이를 식물공장에서 재배할 경우 쌈채용으로 연중 생산이 가능해진다. 생와사비를 만드는 뿌리줄기(근경) 생산 기간도 일반 재배에서보다 5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다.
도 농기원은 유휴 컨테이너 자원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이 폭염·한파 등 기상 이변 대응하고, 기능성 작목의 안정적 생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성민 제주도 농업기술원 특화작목육성팀장은 “컨테이너 식물공장은 단위면적당 조성 비용이 높지만, 연중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식물공장 재배 환경에 적합하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작목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 농기원은 기후 위기에 대응해 레드향·키위·마늘·콩 등 주요 작물의 생육관리 모델을 개발 중이다. 또 고온과 병해에 강한 마늘·브로콜리 품종 개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