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2년차’ 김백준(24·팀 속초아이)이 프로 데뷔 이후 19번째 대회 출전만에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김백준은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 올드코스(파71·718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 받아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김백준은 이상희(33), 옥태훈(27·금강주택)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2억 원을 획득했다.
김백준은 조우영(24·우리금융그룹), LIV골프로 이적한 장유빈(23) 등과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다 작년에 KPGA투어에 데뷔했다. 작년 시즌 중반까지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며 신인왕이 유력했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PGA) 2부인 콘페리투어에 도전하느라 몇 개 대회에 불참하는 바람에 신인왕은 후배 송민혁(21·CJ)에게 내주고 말았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김백준은 8번 홀(파4)까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지루한 파행진을 거듭했다. 그리고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선두로 내려 앉았다.
이후 14번 홀(파4)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김백준은 승부처인 15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 또 다시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우승을 예약하는 듯했다. 그러나 17번 홀(파3)에서 3퍼트 보기로 2위권에 1타차 추격을 허용,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 절체절명의 순간에 김백준은 두 번째샷을 홀 1.5m 지점에 떨궜다. 옥태훈과 이상희도 버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연장전을 기대하며 시도했던 두 선수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자 김백준은 우승을 자축하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생애 첫 우승에 확정지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라비에벨 올드 코스에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열렸다. 그러면서 2023년 고군택(25·대보건설), 작년 윤상필(27), 그리고 올해 김백준까지 3년 연속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하게 됐다.
김백준은 경기를 마친 뒤 “감이 좀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개막전부터 좋은 성적으로 집에 갈 수 있어 행복하다”라며 “숙소에서 나올 때부터 결과는 하늘에서 정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편하게 내 플레이를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생각보다 긴장 됐다. 끝나서 후련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올 시즌 3승과 대상이 목표인데 첫 단추를 잘 꿰어 기쁘다”라며 “이제 시작이니까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해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PGA투어 진출을 위해 쉼없이 달려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백준은 그동안 슬럼프 극복의 해답을 일상 회복에서 찾았다. 그는 “국가대표를 2년간 했는데 그 중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라며 “프로 데뷔 이후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있었는데 한달간 골프를 놓고 일상의 생활을 즐겼다. 그랬더니 외려 골프가 더 좋아졌다. 그게 이번 우승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우승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33번째 생일을 맞은 이상희는 7번 홀(파3)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잡으며 통산 5승 기대를 부풀렸으나 13번 홀과 16번 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옥태훈은 버디 3개를 잡았으나 6번 홀(파4) 더블보기에 이어 16번 홀 보기에 발목이 붙들려 통산 2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승빈(24·CJ)이 4위(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 최찬(28·대원플러스그룹)이 5위(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강력한 대상 후보인 조우영은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6위(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에 입상했다.
춘천(강원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