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뭐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아입니까.”
2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2차 순회 경선(영남권)이 열린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88%를 넘어선 전날 1차 경선(충천권) 득표율이 이날 현장 열기로도 확인됐다. 응원봉을 손에 쥐고 입장하면서부터 퇴장할 때까지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에 지지자들의 시선이 따라 움직였다. 연단에 선 이 후보가 “지금은 이재명”이라며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리자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벌써 경선 너머를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충북이 고향인 김동연 후보에게 전날 1차 경선에서 낙승한 데 이어 이날 영남 경선장에서도 압도적 분위기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박정순(72·여)씨는 “남은 경선도 중요하지만, 이젠 이재명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본선 승리가 더 중요하다”며 “경제를 살리고, 난국 헤쳐 나갈 인물은 이재명이 유일하다”고 자신했다.
김경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 지지자들은 ‘일당백 응원’을 통해 역전극 의지를 다졌다. 언더독의 반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안방을 찾은 김경수 후보에 대한 응원 행렬이 이어졌다. 김 후보 팬카페 ‘미소천사’ 회원인 김모(55)씨는 “이재명과는 다른 따뜻한 인품에 이끌려 김경수 후보를 오랜 기간 응원해왔다”며 “국민 여론조사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100%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명(비이재명)계 후보와 지지자에 대한 야유는 이날도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는 전날 경선장에서도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는 연설을 위해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주황색 점퍼를 입고 입장했는데 “(민주당 색인) 파란색을 입으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경선장 좌석을 놓고 각 후보 지지자 사이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1, 2차 경선 모두 변수 없는 ‘이재명 일극 체제’로 흘러가자 맥이 빠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과거 경선과 비교해 인신공격이나 비방은 줄었지만, 당내 다양성도 사라졌다는 얘기다. 38년차 당원이라는 이경심(71·여)씨는 “지지 후보를 떠나 당원끼리의 화합과 언로가 사라진 모습에 자괴감이 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30대 여성 당원도 “사실 저는 ‘개딸’이었지만, 오늘 경선장에서 느낀 당의 모습에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울산=박장군 이동환 기자
울산=박장군 이동환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