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은 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명절이며, 교회를 방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날의 신학적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발표한 2025년 1/4분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95%가 부활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부활절을 좋아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3명 중 2명(66%)에 그쳤다. 이는 아버지의 날(68%) 노동절(67%)에 이어 12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1위에는 추수감사절(80%)이 올랐고 어머니의 날(76%) 크리스마스(75%) 메모리얼 데이(현충일·74%) 마틴루터킹 데이(74%) 가 뒤를 이었다. 미국 소매연맹(NRF)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4명(79%)이 올해 부활절을 기념할 계획이며 1인당 평균 189.26달러를 부활절 관련 지출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활절에 대한 인지도와 긍정적 인식 수준에 비해 ‘예수 그리스도 부활’에 대한 믿음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14년부터 예수 부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해 온 ‘신학의 현주소(State of Theology)’의 최근 연구(2023년)에 따르면, 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신체적 부활이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답한 미국인은 3명 중 2명(66%) 정도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 90%는 예수의 부활이 성경대로 사실이라고 믿지만, 그보다 적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48%만 그렇게 믿는다고 답했다.
부활절에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예배 참석자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목회자의 절반(52%)은 부활절이 1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예배에 참석하는 날이라고 답했다. 30%는 두 번째, 8%는 세 번째로 많다고 했다. 출석 성도가 많은 교회일수록 부활절이 예배 참석자가 가장 많은 날이라고 답할 가능성도 높았다.
기독교 변증가인 레베카 맥러플린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예수의 부활을 믿는 사람이 많지만 그 의미를 삶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이 기회인 동시에 우려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적으로 기독교 변증학은 예수의 신체적 부활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둬왔지만 지금은 부활에 관한 논증보다 예수가 죽음을 이기고 부활했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