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나온게 잘못” “그만두라”…한동훈 때린 국힘 토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후보자 간 현격한 입장차가 드러난 가운데,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후보를 향한 공세가 두드러졌다.

20일 강서구 아싸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경선 B조 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그래서 앞장서서 막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며 “계엄 자체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결국 계엄을 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거나 이 둘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비상계엄은)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 2시간의 해프닝이었다”면서도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하야하라는, 이제는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이재명을 어떻게 잡을 생각이냐”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저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서 계엄을 저지했다”며 “계엄에 대해 떳떳이 얘기할 수 있고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이번 선거를 이길 수 있다. 그게 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한 후보가 당대표 당시)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면서 내란몰이 탄핵을 선동하는 데 가장 앞장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또 한 후보를 향해 “부산·울산·경남 또는 TK(대구·경북)에서 저는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데 한 후보는 이기지 못하더라”면서 “그동안 좋은 자리도 많이 하셨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이번에는 대통령 후보를 그만두시고 헌신하시면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저는 나경원 후보님의 정치를 응원하겠다”며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이철우 후보는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지금 우리 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면서 “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라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