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앙교회(고석찬 목사)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예수님과 함께하는 일주일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종려주일부터 십자가 고난, 그리고 부활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했다. 이번 체험은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친구 혹은 부모와 함께 참여해 예수님의 고난과 사랑을 오감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현장에는 예수님의 행적을 따라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성찬식과 세족식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제자의 수를 세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참여했다. 한 교사가 “예수님의 제자는 몇 명일까요”라고 묻자 아이는 성만찬 그림을 보며 “하나 둘 셋…” 하고 천천히 셈을 시작했다. 교사는 기다려 주었고 아이의 대답에 “잘했어요!”라고 격려하며 부드럽게 다음 체험으로 인도했다. 세족식에서는 친구나 부모의 발을 직접 씻어주어야 함을 가르치며 예수님의 섬김과 사랑을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처음엔 머뭇거리던 아이들도 교사와 부모의 따뜻한 격려 속에 점차 마음을 열었다.
십자가 코너에서는 종이에 자신의 죄를 적어 십자가에 못 박는 활동을 진행했다. 글씨를 아직 익히지 못한 어린아이는 조용히 이모에게 다가가 속삭였고, 이모는 그 마음을 적어 십자가에 못 박았다.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예수님께 올려드리는 모습은 교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아이들을 인도한 A교사는 “이렇게 다음세대를 섬길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며 “이 체험이 단순한 활동을 넘어,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 깊이 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체험에 참여한 B집사는 “고난주간의 의미를 아이와 함께 체험하며 알게 되어 큰 은혜였다”고 말했다.
아직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해 장난처럼 체험하는 아이도 있었고, 의미를 모른 채 참여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전중앙교회 교사들은 그런 아이 한 명 한 명을 기다리며 가르치고 기도하며 동행했다. 부모들 또한 아이의 손을 잡고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고난주간 특새는 어린 아이들에게 쉽지 않다. 그리나 신앙의 뿌리를 내리는 데 있어 이 시기를 기억하는 일은 중요하다. 신앙은 어느 날 갑자기 자라지 않는다. 장난처럼 보이는 체험 속에서도 말없이 드리는 기도와 섬김 속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속에 복음의 씨앗은 심기고 있다.
대전=글·사진 김성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