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부산현대미술관, 위안부 다룬 ‘밋찌나’ 전시

입력 2025-04-20 14:25
광복 80주년을 맞아 관객들에게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기기 위해 '소장품섬_ 최찬숙: 밋찌나'를 오는 6월 29일까지 연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소장품 상설전 ‘밋찌나’를 오는 6월 29일까지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수집해 온 작품을 선별해 소개하는 ‘소장품섬’ 시리즈의 올해 첫 전시로, 역사적 사건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설치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소장품섬’은 2023년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이 자리한 을숙도의 지리적 특성과 수집 정체성을 반영한 상설 기획전이다. 올해는 작가 최찬숙의 영상 설치작품 ‘밋찌나’가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부산에서 버마(현 미얀마) 밋찌나 지역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서사를 다룬다.

작가는 ‘밋찌나’라는 동일한 이름을 지닌 가상의 세 인물을 등장시켜, 일본 제국주의, 한국의 가부장적 민족주의, 페미니즘의 시각을 교차시킨다. 영상은 엇갈리는 기억과 증언을 통해 “하나의 진실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과 함께 서울대 정진성 연구팀이 제공한 관련 기록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최 작가는 2013년부터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 왔으며, ‘이주’ ‘경계’ ‘공동체’ 등의 주제를 학제적 방식으로 풀어낸다. 2021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미술관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베를린에 거주 중인 작가와 관람객이 직접 소통하는 ‘작가와의 대화’도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과거의 사건을 오늘날의 언어로 환기하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성찰과 자각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