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29·CJ)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지 못한 한풀이라도 하듯 뜨거운 샷감으로 2년여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5승 기회를 잡았다.
김시우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2000만 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15언더파 198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저스틴 토머스, 앤드루 노백(이상 미국)가 1타 차 공동 2위다.
김시우는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지 못했다. 작년 성적이 좋이 못해서였다. 하지만 세계랭킹 상위 톱10 중 8명 등 정상의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가공할만한 화력 시위를 하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13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김시우는 2023년 소니 오픈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대회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시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해 한국 선수 첫 우승이자, 총상금 2000만 달러와 우승 상금 400만달러가 걸린 PGA투어 특급 지정 대회(시그니처 이벤트)에서 우승하는 첫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김시우는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선두로 올라섰다. 무빙데이서 전 세계랭킹 1위이자 현재 세계랭킹 8위인 통산 15승의 토머스를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마지막날 대결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17번 홀(파3)까지 버디 6개를 골라 잡아 2타 차 선두를 내달리던 김시우는 18번 홀(파4) 보기가 아쉬웠다. 두 번째샷만에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데다 2m 가량의 파퍼트마저 놓쳤다.
김시우는 “아이언이 잘 맞으니 퍼팅도 덩달아 좋아졌다”라며 “오늘 마지막조 경기를 했는데 오랜만이라 낯설긴 했다. 압박감을 느낄 법했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었던 게 좋은 경기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잘 쳤는데 18번 홀에서 딱 한 번 실수했다. 큰 문제는 아니다. 이번 대회 내내 계속 잘 쳤기 때문에 내일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매버릭 맥닐리(미국)가 2타 차 4위(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 브라이언 하먼(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영국)가 김시우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이날 3타를 줄였으나 6위에서 공동 7위(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로 순위가 한 계단 내려갔다.
안병훈(33·CJ)은 8언더파 63타를 쳐 전날 68위에서 공동 16위(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로 순위를 끌어 올려 시즌 첫 ‘톱10’ 입상을 바라보게 됐다. 안병훈은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았다.
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귀국길에 오르는 임성재(26·CJ)는 3타를 줄여 전날 보다 11계단 상승한 공동 20위(중간합계 7언더파 206타)에 자리했다. 임성재는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CC에서 열리는 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3연패를 위해 출전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