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의 슈퍼 루키 ‘시우’ 전시우는 세상 모두가 아는 ‘제우스바라기’다. 생애 첫 LCK 무대 펜타 킬을 기록하는 순간에도 그는 전날 롤 모델의 플레이를 떠올렸다.
디플 기아는 1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DN 프릭스를 2대 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디플 기아는 4승1패(+6)를 기록, 한화생명e스포츠(4승1패 +4)를 제치고 2위로 올라갔다.
전시우는 이날 2세트 마지막 한타에서 럼블로 펜타 킬을 기록했다. 상대 바텀 2차 포탑 앞에서 불리한 구도의 한타가 열렸지만, 팀원 일부가 전사한 상황 속에서도 전시우가 점멸까지 써가며 앞으로 돌진해 화염방사기(Q)로 폭발적인 대미지를 넣어 펜타 킬을 따냈다. 이 한타에서 이긴 디플 기아는 곧바로 상대 넥서스로 돌진해 게임을 끝내고 승점을 추가했다.
기념할 만한 첫 펜타 킬 순간, 전시우의 머릿속에서 파노라마처럼 바로 어제 있었던 지난 17일 한화생명e스포츠 대 DRX전 1세트 마지막 순간이 재생됐다. 상대 탑 2차 포탑 앞에서 최우제가 점멸을 써서 포탑으로 다이브해 시원한 한타 승리를 만들었던 그 명장면.
DN전 직후 국민일보와 만난 전시우는 “지난 젠지전을 아쉽게 졌던 만큼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2대 0으로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허무하게 역전패해서 나도, 다른 형들도 아쉬움이 컸다”면서 “오늘 다시 좋은 경기력으로 2대 0 승리를 거둬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세트 펜타 킬 장면을 떠올리며 미소지었다. 그는 “우리 팀이 물리더라도 우선 크산테를 먼저 잡고 나머지 챔피언들도 하나씩 보려고 했다. 3명이 포탑에 모인 걸 보고 점멸로 들어가면 다 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트리플 킬 때부터 팀원들에게 ‘펜타!’를 외쳤다”고 말했다.
17일 한화생명과 최우제의 게임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흐름은 우연이면서도, 의도적이었다. 전시우는 “나도 어제 ‘제우스’ 선수의 다이브 장면을 인상 깊게 봤다. 존야가 있는 16레벨 럼블이라면 포탑으로 과감하게 들어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럼블이 죽더라도 한타는 이기는 그림이 나온다”면서 “나도 오늘 바텀 다이브를 하기 전에 그 장면을 생각하면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워너비 제우스’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롤 모델의 모든 것을 따라 하진 않는다. 전시우는 최우제가 DRX전 2세트에서 꺼내 들었던 탑 니달리 픽에 대해선 장단점이 확실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라인전 1대 1은 정말 재밌는 챔피언이지만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수행해야 할 역할의 난도가 높다”고 했다.
롤 모델과의 만남은 오는 2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선 20일 맞붙는 DRX ‘리치’ 이재원과 맞붙는다. 전시우는 “‘리치’ 선수가 라인전을 잘한다”면서 “아래쪽 라인은 별걱정이 없는 만큼 나만 잘하면 된다. 라인전 능력 보완에 남은 준비 기간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