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피어엑스 ‘디아블’ 남대근은 디플러스 기아 ‘시우’ 전시우와 함께 2025시즌 초반 가장 반짝이는 샛별이다. 날것의 움직임, 그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플레이. 그는 1군에 합류하자마자 ‘켈린’ 김형규와 함께 팀의 1옵션이 됐다.
BNK는 1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T1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연패 탈출, 3승3패(+1) 달성. 이날 경기 직후 슈퍼 루키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눠봤다.
-T1을 상대로 시즌 3승째를 거뒀습니다.
“오늘 ‘스매쉬’ 신금재 선수와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 둘을 상대했어요. 둘 모두를 상대로 이겨서 더 기분이 좋아요. T1은 바텀 게임을 선호하는 팀이잖아요. 우리 팀과 비슷한 팀 컬러라고 생각했어요. 탑은 탑끼리 두고, 바텀에 포커스를 맞추는 전략을 준비했죠.
1세트 라인전 1분30초대에 저와 ‘켈린’ (김)형규 형이 상대 킬을 4번 연속으로 피했어요. 그때부터 ‘오늘 내가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플레이해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아요.”
-얘기한 대로 1·2세트는 신금재, 3세트에는 이민형을 상대했습니다.
“오늘은 ‘스매쉬’ 선수가 나오는 걸 예상하고 게임을 준비했어요. 3세트에 ‘구마유시’ 선수가 나온 걸 보고 T1이 ‘구마유시’ 선수가 잘 다루는 칼리스타나 케이틀린을 쓸 것 같다고 생각했죠. 칼리스타는 밴하고, 케이틀린은 잘 상대해보는 걸 목표로 하려고 했어요. 오늘 바텀 듀오 컨디션이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상대가 바텀을 2페이즈에 뽑으면서 케이틀린까지 밴할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제리 대 징크스 구도가 됐죠. 이 구도는 제가 자신 있어하는 구도 중 하나거든요. 예전부터 하이퍼 캐리 원딜 대결은 ‘뭘 잡아도 이긴다’는 자신감으로 게임 해왔어요.
듀오 킬을 땄을 때 스펠까지 같이 소모시킨 게 결정적인 승인이 됐어요. 정글러를 불러서 징크스를 한 번만 더 잡으면 게임을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잡아냈을 때 승리를 직감했어요.”
-현재까진 LCK에서 경기력이 기대 이상입니다. 이 정도로 잘 풀릴 걸 예상했나요.
“항상 ‘내가 최고’라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합니다. 제가 잘할 수 있을지를 걱정한 적은 없어요. 대신 바텀 듀오가 이기더라도 그걸 토대로 상대 상체까지 압박하면서 결과적으로 게임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있었죠. 그것도 괜한 걱정이었네요. 아직까진 시즌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상대해봤던 바텀 듀오 중에 가장 까다로웠던 건 한화생명이에요. ‘바이퍼’ 박도현 선수와 ‘딜라이트’ 유환중 선수는 라인전에서 실수를 거의 안 하더군요. 스크림에서도 엄청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 데이터를 쌓는데, ‘이러면 대회에선 더 잘하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형규와의 호흡도 좋습니다. 현재 BNK의 첫 번째 캐리 옵션은 바텀 듀오죠. 스토브리그 때 사무국이 남 선수에게 함께하고 서포터가 있는지 물었더니 김형규라고 답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저는 바텀 게임을 선호하거든요. 저를 키우면 이긴다는 마인드로 게임 해요. 작년에 디플러스 기아 게임을 많이 참고했는데 형규 형이 원딜 케어를 정말 잘한다고 느꼈어요. 형규 형 같은 서포터가 나를 지켜준다면 내가 과감하게 플레이메이킹을 할 수 있어서 시너지가 나올 거 같다고 생각했죠. 형규 형은 스킬 샷이 정말 좋아요.
둘이 잘 맞을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LCK컵 때는 너무 성적이 안 좋길래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건가’하고 생각하기도 했죠.(웃음) 꾸준히 호흡을 맞추니까 결국 기량이 같이 올라왔어요.”
-해설진이 ‘데프트’ 김혁규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어요. 최고의 극찬입니다.
“사실 저는 2017년 후반에 LoL을 시작해서 e스포츠 대회는 거의 보지 않았어요.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예요. 그래서 ‘데프트’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을 정확히는 몰라요.
그래도 ‘데프트’ 선수의 과거 매드 무비를 챙겨봤어요.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공격적으로요. ‘데프트’ 선수가 그동안 보여주셨던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올 시즌 남 선수만의 목표가 있다면요.
“퍼스트 팀이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