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투어 ‘2년차’ 김백준(24·팀 속초아이)은 루키 시즌이었던 작년에 신인상 포인트 2위에 그쳐 신인왕을 송민혁(20·CJ)에게 내주었다.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 콘페리투어에 도전하느라 시즌 막바지에 선두를 내주고 끝내 재역전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시즌이 개막되기만을 기다렸다.
그의 와신상담이 통해서였을까. 김백준은 18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 올드코스(파71·7181야드)에서 열린 올 시즌 KPGA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10억 원) 이틀째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이날 보기 2개를 범했으나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김백준은 전날 공동 20위에서 공동 선두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날 6타를 줄인 옥태훈(27·금강주택)이 김백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라운드를 마진 뒤 김백준은 “올 시즌 목표는 무조건 ‘제네시스 대상’”이라고 웃으며 “시즌 3승 정도 하고 싶다. 또한 매 대회 기복 없이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년에 다잡았다 놓친 신인왕 아쉬움을 대상으로 달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김백준은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송민혁과 동반 플레이를 했다. 송민혁은 샷감이 올라 오지 못해 이틀간 4타를 잃어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 컷 기준타수는 3오버파 145타였다.
김백준은 “라운드를 하면서 특별한 대화는 없었고 일상적인 대화만 나눴다”라며 “‘명출상(신인상)’은 송민혁 선수가 잘해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늘은 일단 생각한대로 계획한대로 경기가 잘 됐다. 전반에는 좀 쉽게 플레이했는데 후반에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면서 “코스 내에는 바람이 돌기 때문에 후반에는 좀 수세적으로 경기했다. 그린 스피드가 어제보다 빨라졌지만 다행히 퍼트를 할 때 거리감이 좋아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김백준은 올 시즌에 대비해 강점인 아이언샷을 더 날카롭게 다듬는데 주력했다. 쇼트 게임과 퍼트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는 그 덕을 톡톡이 본 것이다.
그는 “겨울에 준비했던 것에 대한 효과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비거리를 위해) 스윙 스피드도 늘리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3마일이었던 스윙 스피드가 현재는 117마일이다. 올 시즌 목표는 120마일까지 늘리는 것이다”고 했다.
국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1승이 있는 옥태훈은 6타를 줄여 전날 공동 28위에서 공동 선두로 반등에 성공했다.
옥태훈은 “KPGA 투어에서도 꼭 우승을 하고 싶은데 우승을 꼭 하겠다고 해서 뜻을 이룬 적이 없다”라며 “남은 이틀간 욕심부리지 않고 내 플레이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내 캐디의 내조를 받은 김민수(35·볼빅)이 1타를 줄여 3위(증간합계 6언더파 136타)에 자리하며 생애 첫 우승 교두보를 마련했다.
김민준(34·엘앤씨바이오)과 박준섭(32)이 공동 4위(중간합계 5언더파 137타), 최승빈(23·CJ), 박은신(35·하나금융그룹), 이성호(37·다누)가 공동 6위(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박상현(42·동아제약), 고군택(26·대보건설), 김태훈(39), 장동규(36·어메이징크리) 등이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스폰서 초청에 의해 6년만에 투어 대회에 출전한 김도훈752(36)도 중간합계 2오버파 144타를 기록, 컷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춘천(강원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