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모인 국힘 경선 후보 8인…“이재명 잡을 사람은 나”

입력 2025-04-18 18:15 수정 2025-04-18 18:29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정권 재창출’을 통해 국민들에게 제시할 비전 경쟁을 18일 벌였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맞서 승리할 사람은 자신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정복 홍준표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나경원 이철우 한동훈 후보(추첨 순)는 이날 서울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했다.

후보들은 각자 10분간 동영상과 연설을 통해 국정 운영 비전과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들은 셔츠 소매를 걷거나 니트 차림으로 나서며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유정복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정복 후보는 “국민 주권 시대를 여는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중대선거구제·양원제 도입, 국회·수도 이전을 포함해 교육부·기획재정부 등 해체 수준 혁신, ‘자유시장경제 기본법’ 및 ‘정치중대재해법’ 제정 등 개혁 구상을 밝혔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후보는 “87년 체제를 종식하고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제·선출직 부통령제·국회 양원제 개헌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신혼부부 주택 15만 가구를 공급하는 등 ‘청년·일자리 대책’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썼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경험을 앞세워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후보는 ‘대한민국 시대교체와 제2의 과학입국’을 슬로건으로 내걸고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노타이에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는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향자 후보는 삼성전자 임원 이력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첨단산업 대통령이 될 양향자다. 트럼프가 누구를 제일 무서워하겠나”라고 반문한 뒤 “3년 내로 100조원 ‘슈퍼 기업’ 5개를 만들 자신이 있다. 세계 1위 AI 기업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후보는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 부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및 사전투표제 폐지 등을 공약했다. 나 후보는 또 대통령 ‘1호 업무공약’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활안정금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이철우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우 후보는 “대통령은 굵직굵직한 일을 하는 것이다. 여기는 학술대회가 아니다”며 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책임총리제, 국회 양원제 도입 등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과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등 국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후보는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를 통해서 우리가 가려는 곳은 성장하는 중산층 나라”라며 “AI G3,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확대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후보들은 각자 다른 비전을 제시하며 경쟁하면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때리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유 후보는 대선 승리를 위해선 ‘윤보명퇴’(윤석열 전 대통령은 보내드리고 이재명은 퇴출하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은 홍준표정권이나 이재명정권이냐 양자택일 선거로 국민들에게 묻도록 하겠다”면서 “다른 후보와 원팀으로, 반(反)이재명 전선으로 빅텐트를 만들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NO 비리의혹, 깨끗한 김문수’를 컨셉트로 내걸고 “저는 결코 돈 문제로 재판받지 않겠다. 김문수만이 이재명의 거짓과 부패를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을 제압할 사람은 안철수뿐”이라며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수 있는 후보, 흠결 없는 깨끗한 후보, 기업도 일궈보고 경제를 아는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체제 전쟁’이라는 슬로건 아래 “이재명의 대한민국이 목전에 와 있다. 민주당 일당독재, 이재명 일인독재,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3선 의원, 재선 도지사로서 경륜과 경험을 부각하면서 “이철우가 후보가 되면 이재명을 말할 필요도 없이 이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과 함께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후보는 “겁이 나서 숨은 이재명 전 대표보다 먼저 국회로 향해 국민과 함께 (계엄을) 막겠다고 한 단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제가 하면 ‘신(新)정권 창출’, (나머지) 일곱 분이 하는 것은 ‘정권 연장’”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한 모습을 보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