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상증자에 한화 3개사 참여…“승계자금 마련용 유증 아니다”

입력 2025-04-18 18:09 수정 2025-04-18 18:27

한화그룹 3개사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 등에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을 다시 되돌려놓음으로서 ‘승계자금 마련’용 유증을 추진한다는 의혹을 불식하겠다는 취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화에너지 등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기존 3조6000억원 규모였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싱가포르 등이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

한화그룹 3개 사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해당 유증 참여를 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1236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8881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포르가 2883억원을 조달한다.

그동안 한화에어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계획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의 승계 자금 마련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줄곧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 등으로부터 1조3000억원을 들여 한화오션 지분을 사온지 일주일만에 유상증자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회사인 한화에너지에 자금을 유입하고 그 비용은 주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화 측은 유증 방식 변경으로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고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게 됐다는 입장이다. 한화에너지 등 유증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별도 할인 없이 주식을 인수하는 반면 소액주주들은 향후 결정 가격보다 15%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제3자 배정 유증은 ‘4월 내 1조3000억원 원상 복귀 완료’라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이 부담도 덜어졌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