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빵 외면당한 롯데…자이언츠팬 위한 ‘롯데빵’ 온다

입력 2025-04-18 12:37 수정 2025-04-18 12:38

‘크보빵’ 열풍에서 소외됐던 롯데가 자체 ‘롯데 자이언츠 빵’으로 팬심에 응답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내달 초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마! 거인 단팥빵’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지인 부산의 정체성과 구단의 상징인 ‘거인(자이언츠)’ 콘셉트를 반영해 제작된다. 가격은 크보빵과 동일한 1900원이다. 약 120종의 자이언츠 소속 선수 띠부씰이 동봉될 예정이어서 수집 요소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이번 ‘자이언츠빵’ 출시는 크보빵 흥행에서 소외감을 느낀 롯데 팬들의 꾸준한 요구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SPC삼립은 지난 3월 KBO 및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해 9개 구단별로 구성된 ‘크보빵(KBO빵)’을 출시했다. 제품에는 각 구단 대표 선수와 마스코트가 포함된 189종의 띠부씰과 국가대표 스페셜 띠부씰이 랜덤으로 포함돼 있다.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 봉이 판매되며 열풍을 일으켰다. 이는 삼립이 출시한 신제품 중 역대 최단 기간 판매량으로, 인기 제품인 포켓몬 빵(같은 기간 75만봉)보다도 많다. 일부 인기 선수 띠부씰은 중고 거래 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기도 했다.

하지만 크보빵에는 롯데 자이언츠만 빠져 있어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증했다. 이는 롯데가 자체 제빵 계열사인 롯데웰푸드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인 SPC삼립과 협업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해태제과가 선보인 ‘홈런볼 로컬 에디션’과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KBO 에디션’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롯데 계열사인 세븐일레븐과 롯데마트는 크보빵을 적극 판매해 매출 효과를 누리면서도 정작 자이언츠 팬을 위한 제품은 내놓지 않아 이중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크보빵 출시 직후 전주 대비 빵 매출이 40% 이상 급증했으며, 롯데마트 역시 제품을 유통하며 특수를 누렸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번 움직임을 뒤늦은 팬심 회복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크보빵에 참여하지 않고도 제품은 유통하면서 팬들만 소외시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롯데가 자체 제품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한편 SPC삼립은 크보빵 인기에 힘입어 다음 달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띠부씰 시즌2 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는 또다시 시리즈에서 빠질 것으로 전망돼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