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석연찮은 용인 일가족 살해범…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입력 2025-04-18 10:02
뉴시스

경기 용인에서 부모와 처자식까지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를 수사하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동기 등을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를 조사하기 위해 최근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A씨 담당은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 소속 공은경(46·여) 경감이다. 공 경감은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해 악명이 높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심리 분석을 맡아 자백을 이끌어냈다. 한국 강력 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로 남았던 이춘재 사건에서도 자백을 받아냈다. 국내 프로파일러 중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을 통해 A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방침이다. 그가 “아파트 분양 사업 중 계약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엄청난 빚을 지게 됐다.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이것이 부모와 처자식을 살해할 만큼 강력한 범행 동기인지 석연치 않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다만 A씨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사이코패스) 검사를 받을지는 미정이다.

A씨는 지난 14일 수지구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라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15일 새벽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 또 다른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소재의 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검거됐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