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딜라이트’ 유환중이 DRX전에서 블리츠크랭크를 꺼낸 이유를 밝혔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1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DRX에 2대 0으로 이겼다. 한화생명은 4승1패(+4)를 기록, 2위가 됐다.
어느덧 4연승이다. 유환중은 시즌 첫 경기였던 젠지전 패배가 약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젠지에 패배한 뒤로 챔피언 티어를 새롭게 정리한 효과가 나온다. LCK컵이나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 당시보다 팀원들끼리의 소통도 매우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지난 4개월은, 팀에 새롭게 합류한 ‘제우스’ 최우제가 게임에 녹아드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는 “시즌 초에는 서로의 게임 스타일이 달랐다. 처음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서로 배려하면서 각자가 선호하는 게임 방식을 알아갔다. 선수끼리 친밀감도 쌓이면서 점점 게임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이날 첫 세트에서 완승을 거뒀다. 유충 전투에서 유환중이 알리스타로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을 성공시킨 게 승리의 초석으로 이어졌다. 그는 “상대 정글러·서포터의 점멸이 없는 걸 알고서 싸움을 걸었다. 내가 상대 스킬을 모두 빼낸다면 나는 죽어도 결과적으로 한타는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세트에서 팀이 탑 니달리 중심의 1-4 스플릿 전략을 선택한 이유도 밝혔다. 유환중은 “탑 니달리가 최근 LPL에서 ‘더샤이’ 강승록 선수의 선택으로 자주 나왔다. 장단점이 있는 픽이라고 생각했다”며 “최우제가 니달리를 고평가하고, 숙련도도 자신 있어 보여서 팀도 그를 믿었다”고 말했다.
니달리같은 원거리 탑 챔피언을 이용한 노골적인 1-4 스플릿 작전은 본대 운영의 난도도 높은 편이다. 상대에게 물릴 듯 말 듯, 미묘한 거리재기 심리전이 핵심이다. 유환중은 “본대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 상대가 니달리 쪽으로 빠져버린다. 늘 싸움을 벌일 듯한 움직임을 취하면서 최우제가 1대 1을 할 수 있게끔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2세트에서 블리츠크랭크를 꺼냈다. ‘피넛’ 한왕호와 함께 마오카이·블리츠크랭크 조합의 힘을 살렸다. 유환중은 “지난해 젠지에 많이 당해봤던, 특히 내가 자주 당했던 조합”이라면서 웃은 뒤 “탱커가 적은 조합으로 마오·블츠를 상대하면 부담이 크다. 예전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조합인데 오늘 밴픽 구도에서 완성도가 높아 보여 꺼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안딜’ 문관빈 대신 ‘플레타’ 손민우를 상대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서포터는 선수가 바뀐다고 해서 밴픽 전략도 크게 바뀌는 포지션이 아니다. 상대가 누구인지보다는 내가 해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춘 채로 DRX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LCK는 최고의 리그다. 여기 온 선수들은 다 실력이 좋고, 각자의 개성이 있다. 모든 상대를 존중하면서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인 농심 레드포스전에선 맞수를 존중하는 것 이상으로, 경계해야 한다. ‘리헨즈’ 손시우가 만들어내는 변수들을 막아내는 게 그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유환중중 역시 그의 역할 수행이 게임 승패로 직결됨을 알고 있다. 그는 “농심은 ‘리헨즈’ 선수 중심으로 게임을 한다”면서 “농심의 최근 T1전 경기력이 상당히 좋았다. 내가 같은 서포터로서 ‘리헨즈’ 선수가 만들어내는 설계들을 깨부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