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외상이나 사고로 근육 조직이 크게 손상됐을 때 손실 부위를 다시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대학교와 인천대학교 공동연구팀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산소를 만들어내는 바이오잉크’를 개발, 조직 재생 효과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부산대 한동욱 교수팀과 인천대 박경민 교수팀은 근육 손실이 심한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를 개발하고, 실제 실험을 통해 근육 재생 효과를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바이오잉크’는 세포나 생체 물질이 섞인 특수 잉크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 조직을 찍어낼 때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 바이오잉크는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세포가 살아남기 어렵고 재생 속도도 느리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산소를 꾸준히 방출하는 소재인 과산화마그네슘(MgO₂)을 바이오잉크에 포함했다. 이 잉크는 근육세포의 생존율을 높일 뿐 아니라, 근육을 만들어내는 세포들이 더욱 빨리 자라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이 바이오잉크를 이용해 실제 근육 손실 마우스 모델에 3D 프린팅 조직을 이식한 결과 기존 방법보다 근육량이 144% 증가하고 손상 부위는 37% 이상 줄어드는 성과를 얻었다. 이 외에도 면역 반응을 조절해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을 돕는 작용도 확인됐다.
한동욱 부산대 교수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근육 손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향후 스포츠 손상, 교통사고, 군 부상자뿐 아니라 의료 접근이 어려운 우주나 전쟁 환경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어 “이 기술은 근육뿐만 아니라 뼈, 연골, 신경 등 다양한 조직 재생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재생의학 저널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올해 1월 온라인 게재됐으며, 3월호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