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채구석 기적비’(사진)를 16일 제주도 향토유산으로 지정 공고했다.
제주판관과 대정군수를 지낸 채구석(1850~1920)은 1908년 ‘천제연 관개수로’를 만든 인물이다.
제주는 물이 부족해 농사를 짓지 못하는 땅이 많았다. 채구석은 이를 해결하고자 사비를 들여 대규모 수로 공사를 했다.
천제연폭포 절벽을 따라 바위를 뚫어 물길을 만들었는데, 이 물길로 인해 성천봉(베릿내오름) 아래까지 약 16만5000㎡ 의 메마른 땅이 기름진 논으로 바뀌었다. 물길은 길이가 1.9㎞에 이른다.
중문면민들은 이 같은 채구석의 공로를 높게 평가해 1958년 공적비를 세웠다.
물길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서귀포 천제연 관개수로’라는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채구석은 애경그룹 창업주 채몽인의 아버지다. 1901년 ‘이재수의 난’으로 알려진 신축민란 당시 대정군수를 지냈다. 민란 개입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돼 낙향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