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결장, 엄상백은 부진, 김원중은 흔들…대형 FA 효과는 아직

입력 2025-04-15 16:53
FA 계약 사인하는 SSG 랜더스 최정. SSG 제공

2025시즌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들이 시즌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많은 구단이 대형 계약을 통해 전력 보강에 나섰으나 일부 선수들이 부상 또는 부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SSG 랜더스 최정이다. SSG는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과 4년 총액 11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전액 보장으로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은 계약이었으나 최정은 시범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정규시즌 개막 이후 15일까지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다. 언제 복귀할지 요원한 상황이다.

한화 이글스 엄상백.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는 두 명의 외부 FA를 데려오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지금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투수 엄상백은 4년 총액 78억원을 받고 이적했으나 3경기에서 3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6.75에 달한다. 가장 오래 버틴 이닝이 지난달 26일 LG 트윈스전(4⅔이닝)이었고, 이달 들어서는 삼성, 키움전 모두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내야수 심우준 역시 4년 50억원의 몸값을 받았지만, 타격은 바닥을 기고 있다. 56타수 10안타, 타율 1할대(0.192)의 물방망이다. 수비력은 안정적이지만, 타격에서의 심각한 부진 탓에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LG에서 이적한 우완 선발 최원태에게 4년 70억원을 안겼다.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외형상 성적은 준수하지만, 마운드에서의 무게감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아울러 이닝 소화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최원태가 6이닝을 책임진 건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이 유일하다. 나머지 2경기는 모두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5이닝만 던졌다. 불펜이 불안한 삼성의 사정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롯데 제공

롯데 자이언츠는 팀의 마무리 김원중과 잔류 계약을 맺었다. 4년 총액 54억원이다. 김원중은 7경기에 등판해 4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1.13으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내용은 불안하다. 7경기 중 5경기에서 피안타를 허용했고, 피홈런 2개에 블론세이브도 한 차례 있었다. 마무리투수 특유의 ‘묵직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 새 둥지에서 제 몫을 하는 FA도 있다. KT 위즈로 이적한 내야수 허경민은 4년 40억원에 계약한 뒤 시즌 17경기 중 16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하며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타격에서도 중심타선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며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LG 불펜 장현식도 순항 중이다. 4년 52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체결한 장현식은 스프링캠프에서 발목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결장했지만, 복귀 후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철벽 방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두산전에서는 시즌 첫 세이브도 기록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