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공포의 9번 타자 전민재, 롯데의 ‘봄데’ 이끈다

입력 2025-04-15 16:19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5 KBO리그 경기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공포의 9번 타자’로 떠오른 전민재가 완연한 봄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이적생’ 꼬리표를 달고 출발한 전민재는 내재된 잠재력을 초반부터 다 쏟아내는 모양새다. 하위 타순에 배치된 그는 4할 타율로 활약하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민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둔 15일 현재 2025 KBO리그에서 타율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18경기에 나와 타율 0.400(50타수 20안타)에 4타점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리그 유일의 4할 타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8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전민재는 내야수 유망주로 꼽혔다. 하지만 타격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백업 요원으로 분류되면서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1군 커리어 통산 가장 많은 100경기에 나섰지만 타율은 0.246에 그쳤다.

전민재는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의 3대 2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돼 새 유니폼을 입었다. 현재 필승조로 활약 중인 홀드 1위(7개) 정철원과 함께 롯데로 건너왔다. 전민재는 트레이드를 계기로 절치부심했다. 그간 기회를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조급함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하기로 마음자세를 바꿨다.

주축 내야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겹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민재에게 출전 기회를 줬고, 전민재는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지난달만 해도 주춤했던 타격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전민재는 이달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타율 0.486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그는 7~9번 타순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9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은 0.548(31타수 17안타)로 더욱 강한 모습이다.

그는 기대를 모았던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쓸 준비를 마쳤다. 전민재는 유격수를 비롯해 3루수, 2루수 등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 롯데는 전민재의 합류 덕분에 내야수 자원들의 부상이나 부진 공백을 이겨내는 힘을 갖게 됐다.

시즌 초 부진했던 롯데는 최근 진격의 시작을 알렸다. 전통적으로 시즌 초반 성적이 좋은 롯데는 ‘봄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8승1무10패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지난달 경기를 마쳤을 때 성적은 9위였지만 4월 들어 6승 5패로 5할 이상 승률을 달성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