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낸 한동훈 전 대표가 15일 핵심 공약으로 ‘성장하는 중산층’을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 네 가지 전략으로 ‘국민의 소득을 높이는 성장’ ‘소득을 갉아먹는 과도한 세금 낮추기’ ‘의료 교육 돌봄 주거 등 필수 비용에 대한 복지 강화’ ‘에너지 등 물가 안정을 통한 실소득 증대’ 등을 내놨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3 4 7 비전’이다. 인공지능(AI) G3(3대 강국)에 등극하고 1인당 국민 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중산층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AI 인프라에 추후 5년간 150조원을 투자하고 의료와 국방, 드론, 자율 주행 등 실제 AI가 응용돼 쓰이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워 한국의 팔란티어(Palantir)를 키우겠다고 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지에 AI 기술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업으로 시가 총액만 지난 2월 말 기준 2100억 달러(약 298조원)에 이른다. 그는 한국의 팔란티어 육성을 도울 AI 전문 인재 1만명을 양성하기 위해 미래전략부(가칭)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세금 인하는 상속세를 축소하고 유자녀 가구에 혜택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속세는 지금처럼 유산 전체가 아닌 개인별 수령액을 기준으로 매기는 유산 취득세로 바꾸고 배우자 상속세는 면제한다. 자녀 공제를 확대하고 과표가 낮은 구간에는 세율을 낮춰 국민 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인다. 혼인이나 출산을 돕기 위해 부모가 증여하는 경우 해당액을 증여 총액에서 제외한다. 부양 가족 인적 공제의 기본 공제액을 현행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린다. 육아 휴직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 공제도 신설한다.
복지 정책의 핵심은 ‘한평생 복지 계좌’다. 자녀 돌봄, 교육, 가족 간병 등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쓸 수 있도록 통합 계좌를 만들고 여기에 국가 AI 투자 수익의 일정액을 환원한다. 물가 폭등의 주범 중 하나인 전기료 폭탄을 막기 위해 송전망 배전망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 인프라에 2038년까지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하고 불확실한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해 재원을 확보한다. 농지 매매 규제를 풀어 고령 농업인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지역과 첨단 스마트 농업이 공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 전 대표는 “한동훈의 보수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다. 그 출발점이 중산층 복원이다. 이는 경제 안보와 혁신 경제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세 얘기만 있고 증세는 없다’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결국 성장이다. 재원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성장으로 커버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정부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법인세 삭감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위한 근로소득세 절감도 얘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주택 가격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하거나 (잘 진행되지 않도록) 묶어두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