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유탄 맞은 명품 시장…에르메스만 신났다

입력 2025-04-14 18:12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명품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관세 부과로 명품 핸드백이나 고급 시계 수요 감소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100% 이상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은 양대 명품 수요 시장이기도 하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명품 업계 전반의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번스타인은 명품 업계의 매출이 올해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5% 성장률 전망치를 뒤집은 것이다.

번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뒤에도 하향 전망을 유지했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명품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되고 고급 시계는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미국은 처음에 부과했던 높은 관세를 철회한 후, 이 세 나라에 모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잦은 관세 변화로 인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루카 솔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는데 이는 보통 경기 침체에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바클리스도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핵심 패션 및 가죽 제품의 1분기 매출이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케링 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구찌는 1분기 매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 기본 시나리오는 명품 시장 회복이 내년까지 미뤄지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크게 성장한 명품 시장은 중산층이 소비를 줄이고 급성장해온 중국 시장이 경제 악화로 흔들리며 이미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FT는 “트럼프는 명품 업계의 주요 시장인 중국을 표적으로 삼아 징벌에 나섰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45%”라며 “지난해 이후 중국에 대한 약간의 성장세 기대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명품 중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는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바클리스는 에르메스의 1분기 매출이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4분기 패션과 가죽 제품 사업부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가죽 제품 사업부는 21.5%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