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궁박물관 대대적 홍보하며 세 과시하는 통일교 주의보

입력 2025-04-14 14:43
경기도 가평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천정궁에 있는 한학자 총재 조각상(가운데). 현대종교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등이 이단·사이비종교로 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한학자 총재)이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일대에 대규모 건물을 연달아 지으며 지역을 잠식하고 있다. 이단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을 성지로 만들고 교주를 더 신격화하려는 전략이라며 경계를 요청했다.

14일 교계에 따르면 통일교는 전날 설악면 일대 통일교 대지 내에 천원궁박물관을 완공하고 대대적인 개관·입궁식 행사 열었다.

입궁식에서는 한학자 총재의 손자 두 명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악면 장락산 자락에 10년 여 만에 완공된 천원궁박물관은 약 5만6200㎡(1만7000평) 대지에 건물 총면적 9만400㎡(2만7300평) 규모에 달한다. 다만 아직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되진 않았다.

통일교는 이날 행사에 폴라 화이트 미국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과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전 세계 36개국 의회 의장단 등 정치·종교 지도자를 비롯해 통일교 관계자 5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또 합동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도 연달아 열었다. 천원궁박물관 개관을 전후해 교리 홍보와 조직 세 과시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단 전문가들은 통일교의 이러한 움직임 배경에는 최근 일본 정부의 통일교 해산 명령과 더불어 교주 가족 간 후계 다툼 등으로 인한 내부 분열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가평 일대뿐 아니라 전국 곳곳 나아가 전 세계에 그들만의 메카를 만들어 전 세계 종교를 통일교로 대통합하겠다는 야욕이 담겨 있다”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시기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통일교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더 살필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