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등이 이단·사이비종교로 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한학자 총재)이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일대에 대규모 건물을 연달아 지으며 지역을 잠식하고 있다. 이단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을 성지로 만들고 교주를 더 신격화하려는 전략이라며 경계를 요청했다.
14일 교계에 따르면 통일교는 전날 설악면 일대 통일교 대지 내에 천원궁박물관을 완공하고 대대적인 개관·입궁식 행사 열었다.
입궁식에서는 한학자 총재의 손자 두 명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악면 장락산 자락에 10년 여 만에 완공된 천원궁박물관은 약 5만6200㎡(1만7000평) 대지에 건물 총면적 9만400㎡(2만7300평) 규모에 달한다. 다만 아직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되진 않았다.
통일교는 이날 행사에 폴라 화이트 미국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과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전 세계 36개국 의회 의장단 등 정치·종교 지도자를 비롯해 통일교 관계자 5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또 합동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도 연달아 열었다. 천원궁박물관 개관을 전후해 교리 홍보와 조직 세 과시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단 전문가들은 통일교의 이러한 움직임 배경에는 최근 일본 정부의 통일교 해산 명령과 더불어 교주 가족 간 후계 다툼 등으로 인한 내부 분열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가평 일대뿐 아니라 전국 곳곳 나아가 전 세계에 그들만의 메카를 만들어 전 세계 종교를 통일교로 대통합하겠다는 야욕이 담겨 있다”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시기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통일교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더 살필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