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상담대학원대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헌신하겠습니다.”
치유상담대학원대 신임총장으로 취임한 고영순(63) 교수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닌 ‘해내겠다’는 목표 의식으로 총장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강용규 목사)에서 고 총장을 만났다.
고 총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교복을 입던 학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 집회에서 내면의 변화를 느꼈다. 진리가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그것을 알 수 있을지 갈망했다”며 “이 막연한 열망 속에서 신학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신학 공부는 쉽지 않았다. 마음은 오히려 어두워졌고 길을 잃은 듯했다. ‘길 진리 생명’이라는 개념을 외웠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런 고 총장을 도왔던 건 ‘상담과 심리 치료’였다. 그는 “치유는 단순히 개인의 회복을 넘어 전인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임을 깨달았다”며 “학생들과 함께 마음의 길을 찾아가면서 길을 잃었던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품었던 열등감과 자의식이 사라지고 나니 비로소 마음의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나를 살리고 사람을 살린다’는 대학 비전을 다시금 다짐한 고 총장은 “지금 치유상담 대학원대학교의 총장으로서 가진 의무와 책임 또한 이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며 “내담자의 아픔을 어떻게 어루만질지, 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하며 가르칠지, 치유의 본질을 세상에 어떻게 전달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정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총장은 한신대 신학과에서 학·석사와 시카고신학교에서 목회상담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는 치유상담대학원대 전신인 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 설립 초기부터 재직했다. 살림동산학원 이사장이자 초대 및 2대 총장을 역임한 정태기 교수와 함께 치유상담 교육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앞장 서고 있다.
정태기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우리 대학원대는 일반 대학과는 다른 철학을 가진 학교다. ‘나를 살리고, 가정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민족을 살리는 것’이란 네 가지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가정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 정치와 사회, 교회, 통일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 학교는 설립 이후 수십 년간 가정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4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고 총장은 강한 리더십과 포용성을 지니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길 축복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은 개교 11주년 기념식과 함께 진행됐다. 학교 측은 영성치유수련연구논문집 헌정식도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해당 논문은 정 이사장의 학문적·임상적 업적을 기리는 내용으로 동대학원 교수들이 함께 편찬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