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아’ 류민석이 말하는 현재의 T1

입력 2025-04-11 12:04
LCK 제공

‘케리아’ 류민석이 최근 T1의 원거리 딜러 주전 경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 젠지전 패배 이후 피드백 내용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류민석이 속한 T1은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주 차 경기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2대 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T1은 2승1패(+3)를 기록하면서 단독 4위에 올랐다.

직전 경기에서 젠지에 한 차례 패배했던 T1이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류민석은 “당시엔 개인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상태였다. 보통 그런 경기는 웬만하면 이겨왔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지니까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냉정함과 교전 디테일의 부족함이 젠지전 패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류민석은 “젠지전 2세트는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손해를 봤다. 다만 중반까지 잘 버티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게임을 무조건 끝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우리가 냉정하게 게임을 하지 못해서 졌다”고 말했다.

또 “3세트도 내가 바드고 상대가 블리츠크랭크 구도였다. 어떤 서포터의 발이 먼저 풀리냐 싸움이었는데 초반부터 주도권이 나가서 힘들었던 거로 기억한다”면서 “중후반부터는 교전을 활용해서 이길 수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도 교전 디테일이 아쉬웠다. 선수단과 이런 점들을 종합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최근 팀의 뜨거운 감자인 원거리 딜러 주전 경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류민석은 “선수 기용은 감독, 코칭스태프가 한다. 코치진이 스크림이나 대회를 보면서 ‘구마유시’ 이민형과 ‘스매쉬’ 신금재 중 폼이 더 좋은 선수를 쓰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두 선수가 처한 대내외적 환경 때문에 각자가 가진 고점을 보여줄 수가 없는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춘 신금재에 대한 칭찬을 덧붙였다. 류민석은 “신금재의 장점은 유동적으로 게임을 잘한다는 것”이라면서 “오브젝트나 라인 스와프 등이 생겨서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유동적으로 잘 움직여야 하는 메타인데 신금재는 움직임이 빠르고 시야도 넓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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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볍게 이겼던 첫 세트와는 달리 2세트는 중후반까지 팽팽하게 접전을 펼쳤다. 27분경 류민석의 라칸이 싸움을 거는 상대를 역으로 ‘매혹의 질주(R)’를 통해 맞받아치면서 게임을 뒤집었다. 류민석은 “바텀에서 솔로킬로 크게 이득을 봐서 우리가 승기를 잡아야 했는데 이후에 상대가 탑에서 좋은 수를 뒀다. 방어하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후반을 바라보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는 계속 미스 포츈을 노릴 거라는 걸 팀에서 인지하고 있었고 나는 탈리야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LoL은 마인드가 중요한 게임이다. 게임 내내 탈리야만 의식해서 역으로 싸움을 걸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류민석이 바라본 바텀 라인전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는 “라인전 구도에서 중요한 건 챔피언 간의 데이터”라면서 “나는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부터 라인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항상 밥을 먹든, 자기 전이든 ‘어떻게 하면 라인전을 잘할까’를 고민했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챔피언 구도에 대해 많은 데이터가 쌓였고 체계가 잡혀 있다. 익숙한 구도든, 익숙하지 않은 구도든 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류민석의 전매특허인 ‘원거리 딜러 서포터’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메타를 내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원거리 딜러 서포터를 쓸 때 라이엇 게임즈가 싫어했던 거로 기억한다. 안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판테온 서포터에 대해서는 “당장도 쓸 수 있다. 메타와 어울린다. 다만 판테온은 숙련도나 상황을 봐야 하는 챔피언”이라고 평가했다.

T1의 다음 상대는 한화생명e스포츠다. 류민석은 “올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도 꼭 가고 싶고 우승도 하고 싶다”면서 “한화생명과의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경기력도 차근차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토요일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더라도 2라운드 때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꼭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