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지난 2일) 전에 정책 결정 그룹에서 배제됐다는 평을 받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키를 다시 잡으면서 전면에 부상하고, 관세 담당 부서인 상무부 하워드 러트닉 장관은 '나쁜 경찰'로 역할 분담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금까지 핵심적 역할을 했던 관세 강경파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고문은 옆으로 밀려났다고 백악관 소식통들이 폴리티코에 전했다.
이 같은 위상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 주도권이 베선트 장관으로 대표되는 이성적 목소리의 '공정(fair) 무역파'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 베선트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주재의 각료회의에서 다른 나라들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베선트 장관, 당신이 협상하게 돼 우리는 기쁘다'라고 말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도 이 협상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90일 유예'를 결단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나는 스콧(베선트)과 하워드(러트닉) 및 전문적인 일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해왔다"라고 말했으나 나바로 고문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앞서 월가 출신인 베선트 장관의 경우 지난 2일 상호관세가 발표됐을 당시에는 핵심 정책 결정 그룹에서 제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러트닉 장관의 경우 관세 메신저를 자처하면서 TV 인터뷰에 많이 나서고 있으나 거칠고 투박한 메시지 전달로 인해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은 러트닉 장관의 TV 출연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