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직격탄…中기업들 ‘주문급감·가동중단’

입력 2025-04-10 17:27
중국 장쑤성의 미국 수출용 모자 제조 공장. AFP연합뉴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주문을 일부 취소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격화에 따른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의 소규모 공장들은 주문량 급감으로 공장문을 닫거나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중국 등 18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후 비치체어, 스쿠터, 에어컨 및 기타 상품에 대한 아마존의 주문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사전 예고 없이 주문을 취소한 시점으로 볼 때 관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산 비치체어를 아마존에 10년 넘게 판매해온 한 업체는 지난주 아마존으로부터 일부 주문을 취소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 업체는 주문이 취소된 50만 달러의 비치 의자를 팔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콧 밀러 전자상거래 컨설턴트는 자신의 몇몇 고객사도 아마존으로부터 중국 등지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주문 취소 통보를 사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마존이 중간 유통업체에서 직접 구매하는 품목은 아마존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약 40%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 등 남동부에 밀집한 소규모 공장들이 관세전쟁에 따른 주문 급감으로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까지 올리면서 주 고객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주로 공급해온 일부 의류공장은 관세정책이 더 명확해지기를 기다리면서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아마존에 주로 납품해온 한 공장은 이미 미국발 주문이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일부 의류 수입업체는 관세 부담을 피하려고 중국 공장에 대한 발주를 취소했다.

소규모 공장들은 대부분 발주 때 비용의 절반을 먼저 받고 납품 이후 나머지를 받아왔는데, 수입업체들이 납품 직전 발주를 취소하면서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대신 내수시장을 공략하거나 다른 국가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중국 내수시장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남방일보는 관세전쟁으로 중국의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세계적 공급망 관리의 어려움 확대,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 압력 증가, 환율 변동 폭 확대, 일부 원자재 수입비용 상승 등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