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는 지난해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서 기독교 신앙 때문에 투옥된 이들이 약 500명이라고 10일 보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00여명 증가한 수치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02년 5월 에리트레아 당국은 이슬람교와 정교회, 가톨릭과 루터교를 제외한 모든 교회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며 “그때부터 금지된 교회의 기독교인들이 체포돼 정식 기소나 재판도 없이 무기한의 형량으로 투옥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 대표는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꼽히는 국가다.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 대부분이 선박용 철제 컨테이너 감옥에서 20년 이상을 보내고,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갇혀 있는 이들이 많다”며 “최근 기독교인 체포 사례가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젊은 기독교인들의 복음 전파와 장기간 수감돼 있는 교회 지도자들이 VOMK와 동역 기관에서 받은 물자를 비기독교인과 나누며 간증하는 등 에리트레아 교회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OMK에 따르면 기독교인 수감자들은 가족과의 접촉이 금지돼 있다. 또 수감자가 아플 때도 치료를 해주지 않고,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 대표는 “최근에는 3년째 수감돼 있던 80대 목사님이 치료를 거부당해 숨지고 말았다”며 “목사님의 아들도 공군 조종사로 활동하다 기독교 신앙 때문에 체포돼 7년 이상 수감돼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VOMK는 전 세계 순교자의소리 동역 기관과 함께 수감자 가족 지원 및 호의적인 교도관을 통한 돈과 음식, 의약품의 밀반입 등을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3년간 800여명의 에리트레아 청년 지도자들이 훈련을 받고 약 200여명이 재정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옥에서 풀려난 소수 기독교인의 치료와 주거비, 식비 등을 지원하는 사역도 진행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