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드라마’ 또 나올까… 역대급 치열한 봄 농구가 온다

입력 2025-04-10 16:08
2024-2025 프로농구 KBL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개 구단 감독들이 10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리그 최종일까지 이어진 진흙탕 순위 싸움이 끝나고 봄 농구가 시작된다. 프로농구 KBL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한 6개 구단 감독·선수들이 일제히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역대 최소 46경기 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서울 SK는 통합우승을 노린다. PO 턱걸이에 성공한 6위 안양 정관장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부산 KCC가 챔피언 자리에 오른 것처럼 반전 드라마를 꿈꾼다.

전희철 SK 감독은 1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025 KBL PO 미디어데이에서 “1위의 부담감과 자신감을 모두 갖고 있다. 통합우승을 이뤄 모든 선수가 라스트 댄스가 아닌 어나더 댄스를 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자밀 워니,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선형과 안영준, 오재현 등을 붙잡을 명분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정규리그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워니는 “마지막 기회를 살리겠다. 통합우승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은퇴)얘기는 우승한 뒤 해도 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전 감독은 “우승하면 워니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2위 창원 LG는 SK와 함께 4강 PO에 직행했다. LG는 지난 세 시즌 연속 직행한 4강 무대에서 좌절을 맛봤다. 조상현 감독은 “올해는 기필코 챔프전에 오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2024-2025 프로농구 KBL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10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2일 시작하는 6강 PO에선 6위 정관장과 3위 울산 현대모비스, 4위 수원 KT와 5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격돌한다. 전반기 꼴찌였던 정관장은 극적 반등을 이뤄 봄 농구 티켓을 따냈다. 김상식 감독은 “힘들게 올라왔으니 더 높이 올라가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관장은 현대모비스에 정규리그 4승 2패로 앞섰고, 역대 세 차례 PO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주장 박지훈은 “팀원들이 똘똘 뭉쳐 분위기가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모비스 간판 이우석은 “홍삼을 먹고 참새를 잡으러 가겠다”고 도발했다. 정관장을 대표 상품인 홍삼에, 송골매 군단 LG를 참새에 빗댄 것이다. 조동현 감독은 “정관장의 분위기가 좋지만 빨리 끝내고 LG와 만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4강에 오르면 형 조상현 감독과의 쌍둥이 사령탑 대결이 성사된다.

KT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 송영진 감독은 “6강 PO를 깔끔하게 끝내고 SK와 붙겠다. 지난 아쉬움을 털겠다”고 다짐했다. 압박수비를 가동해 가스공사의 봄 농구 약속을 지킨 강혁 감독은 “6강을 지나 더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