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통합예배·유휴공간 활용…예장통합, 저출산 속 교회역할 모색하다

입력 2025-04-10 16:05
금당동부교회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지난 1월 전남 순천 교회 본당에서 세대통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금당동부교회 제공

전남 순천 금당동부교회(장철근 목사)는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까지 온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아이들은 ‘어린 성도’로 불린다. 어린 성도들은 부모님 옆에 앉아만 있지 않는다. 장년들과 함께 찬양하고 대표기도도 맡는다. 아이들을 교회의 온전한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교회는 출산의 기쁨도 함께한다. 출산가정이 생기면 현수막을 만들어 축하하고 장학금 등 선물을 전달하며 축복한다. 어린 성도가 교회를 방문하면 축제에 버금가는 환영 예배를 드린다. 교회가 작은 마을 사회처럼 기쁨과 축복을 나누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장철근 목사는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김영걸 목사) 총회가 개최한 ‘교회와 사회 포럼’에서 세대통합예배를 통한 다음세대 사역을 소개했다. 교회와 사회 포럼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이슈에 대해 교회의 생각을 모으는 자리다. 이번 포럼은 ‘저출산 돌봄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됐다.

장철근 목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장 목사는 “목회자들은 다음세대를 부흥시키고 저출생을 극복하자고 외치지만 정작 어린 성도들이 다니는 학교나 지역사회 실태에 관해 알고 있는 분은 많지 않다. 자신을 돌아보는 첫걸음이 중요하다”면서 “지금 교회 안에 있는 어린 성도부터 하나님 말씀 아래 올바르게 양육하고 그들에게 결혼의 가치를 전한다면 더 많은 열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인 장헌일 신생명나무교회 목사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 및 교회의 역할’을 설명했다. 장 목사는 “정부는 18년간 저출산을 해소하고자 국가 예산 380조원을 투입했으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지구(OECD) 최하위”라며 “저출산 문제는 지역 소멸 위험을 가중하고 이는 아동 돌봄 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젊은 부모들은 또다시 출산을 꺼리게 되면서 저출산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돌봄의 가치를 실현하는 교회는 공간을 여는 것만으로도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교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동 돌봄시설 확충이 대표적이다.

장 목사는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를 나누면서 조건을 충족하도록 준비하면 어느 교회든지 아동 돌봄에 나설 수 있다”며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허락한 자녀들을 위해 교회가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장헌일 목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