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힘서 출마 20명?…한덕수는 계엄 당사자”

입력 2025-04-10 15:57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도전장을 낼 후보가 20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 “상황 인식이 기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왜 조기 선거를 하게 됐느냐 하는 그 배경을 분명하게 알면 저렇게 많이 나올 수가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국민의힘은 ‘자숙’을 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덕수 대선 후보 추대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후보감이 없고 친윤(친윤석열계) 쪽에서 하나의 궁여지책으로 생각하는 게 한덕수 총리 같다”며 “한 총리야말로 이번 계엄하는데 직접 당사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이 파면 선고를 받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면목을 갖고 대통령 출마를 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선 “갑자기 여론 조사상 자기 지지도가 높으니까 그걸 믿고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김 전 장관을 후보로 내세워서 국민의힘은 절대로 승리를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장관의 경선 승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김 전 장관이 초기에 비해 지지도가 계속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로 내세울 명분을 갖춘 것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에 반대한 한동훈 전 대표라는 생각도 재차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사람들이 무엇을 착각하고 있냐면 만약 계엄이 성공해 지금 군사 통치가 이루어졌을 적에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가 있겠느냐를 냉정하게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현 국민의힘 경선룰(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대로라면 한 전 대표가 경선에서 이기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한 전 대표가 당대표에 출마했을 때 다들 ‘한동훈은 안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결국 여론조사에서 63%, 당에서도 거의 63% 가까운 지지도로 (당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자 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겨루는 데 있어서는 한 전 대표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만,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