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골퍼’박주영, 7언더파 코스 레코드로 단독 선두…“꼭 우승하겠다”

입력 2025-04-10 15:54 수정 2025-04-10 19:39
박주영이 iM금융오픈 1R 10번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갤러리 응원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KLPGA

‘엄마골퍼’ 박주영(34·동부건설)이 ‘노보기’ 퍼펙트 샷으로 코스 레코드를 수립하며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신설된 KLPGA투어 iM금융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다. 박주영은 10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박주영은 2위 이소영(27·롯데)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박주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활동중인 박희영(37)의 동생이다. 2010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한 박주영은 데뷔 14년, 279번째 출전만인 2023년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이는 KLPGA투어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서연정이 갖고 있던 260번째 출전만의 우승이었다.

박주영의 우승은 20대 초반이 주축이었던 당시에 베테랑 선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2021년에 결혼, 아들을 낳은 뒤 1년 가량 골프를 쉬다가 4월에 복귀해서 거둔 값진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작년에 27개 대회에 출전해 미스컷이 2차례 밖에 없었다. 한 차례 준우승 등 6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 순위 26위로 시즌을 마쳤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지만 딱 하나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럼에도 지난 겨울에 훈련을 많이 못했다. 그 여파로 앞서 열린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다. 실망이 컸다. 그래서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이 대회를 준비했다.

10번 홀(파5)에서 출발한 박주영은 11번 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홀 1.8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4번과 15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해 전반을 3타 줄인 채 마쳤다.

기세가 오른 박주영은 3번 홀(파4)에서 6m 가량의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데 이어 4번 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홀 1.2m 지점에 떨궈 1타를 더 줄였다. 그리고 6번(파5)과 8번 홀(파3)에서 각각 7m와 5m 가량의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첫날 라운드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뒤 박주영은 “오랜만에 만족스럽게 경기를 잘 풀어내서 기분이 좋다”라며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해서 처음부터 불안한 상태였다. 실제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는데 빠르게 원인을 찾고 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박주영은 지난 겨울 괌에서 2주간의 짧은 일정으로 전지 훈련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감을 충분히 잡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는 “이제는 감을 많이 찾은 상태다. 오늘은 특히 퍼트가 잘 따라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선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번 시즌 목표가 우승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밝힌 박주영은 “‘예선 10개 떨어져도 우승 하나 하면 된다’는 독한 마음으로 올 시즌에 임하겠다”고 통산 2승째를 향한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 지도 잘 안다. 박주영은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스윙의 타이밍을 맞추는 데 집중하려 한다”라며 “퍼트는 오늘 감을 찾았으니 자신감을 갖고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소영이 iM금융오픈 1R 9번 홀엣 두 번째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생애 첫 홀수 해 우승에 나선 이소영도 첫날 무난한 출발을 했다. 이소영은 통산 6승을 모두 짝수해에 거뒀다. 하지만 작년에 무관에 그치면서 격년으로 이어오던 우승 행진은 멈춰섰다.

이날 오전조로 출발한 이소영은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골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그는 국내 개막에 앞서 열린 이벤트 대회 구단 대항전에서 황유민(21·롯데)과 짝을 이뤄 대회 3연패를 거둬 샷감이 나쁘지 않다.

이소영은 “만족스럽다. 기회가 올 때마다 잘 잡았고, 퍼트가 다 들어가 줘서 6언더파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지금 샷감은 좋은데 지난주에 잘 안 맞아서 계속 고쳐나가는 중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를 작년에 하지 못한 우승까지 2승으로 잡고 있다는 이소영은 “베트남 호치민에서 6주간 강도 높은 동계 훈련을 했다”라며 “근력 운동도 하고, 필라테스, 유연성 훈련까지 골고루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전부 다 준비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최고조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민경(32)과 리슈잉(중국)이 나란히 5타씩을 줄여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황유민(21·롯데), 고지우(22·삼천리), 성유진(24·대방건설), 방신실(20·KB금융그룹), 문정민(22·덕신EPC) 등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나란히 1승씩을 거둔 박보겸(26·삼천리)과 이예원(21·메디)은 1타씩을 줄이는데 그쳐 공동 3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